[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게릴라 生捕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4. 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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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선발전 결승 1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한주영 / 黑 임지혁

<제6보>(83~93)=아마추어가 프로 본선에 오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LG배가 2005년 10회 대회 때부터 아마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이후 프로 예선 출전권을 따낸 아마추어 기사 중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룬 사람은 안정기(현 프로 6단) 단 1명뿐이다. 안정기는 2015년 20회 대회 때 통합 예선을 통과한 뒤 본선서 강호 천야오예를 꺾고 16강 진출 역사를 썼다.

83 치중이 전보 마지막 수. 왜 이 수가 문제수로 지목됐을까. 84부터 88까지 수순으로 속절없이 갇혔기 때문이다. 게릴라 임무를 띠고 적진에 뛰어든 특공대가 소득 하나 없이 사로잡혀선 말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전사하더라도 최소한의 반대급부는 챙겨 체면치레를 하는 법인데 그런 거래도 아니다. 89를 둘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83 대안으로 제시된 처방(處方)이 참고도다. 단순히 1로 뛰고 동향을 살피는 것이 좋았다는 것. 백이 2~8로 진용을 정비하는 사이 선수를 잡아 A로 단수칠 기회였다. 실전에서도 흑은 93의 큰 곳을 향했다. 바둑은 쌍방 약한 돌 없이 텃밭 한 뼘이라도 더 챙기가 위한 지구전 양상으로 이어진다. 변수라면 백이 84 때부터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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