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 EPL 100호 골 새 역사 쓴 '슈퍼소니' 손흥민
손흥민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2~23 EPL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0분 팀에 1-0 리드를 안기는 득점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후 한 달 뒤인 9월 20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6라운드 경기에서 EPL 데뷔골을 기록했다. 그 경기를 시작으로 EPL 260경기 만에 100골(50도움)을 채웠다. 시즌으로는 8시즌, 날짜로는 2757일 만이다.
EPL 진출 첫 시즌 28경기에 나와 4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6~17시즌 14골을 시작으로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19~20시즌에는 리그 통산 50골을 돌파했다.
2020~21시즌 37경기에서 17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손흥민은 2021~22시즌 35경기에서 23골을 폭발해 EPL 득점왕에게 수여하는 ‘골든 부트’의 주인이 됐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득점 1위에 등극한 것은 손흥민이 최초였다. 아시아 축구 역사를 다시 쓰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EPL 통산 100골은 1992~93시즌 출범한 EPL에서 34명에게만 허락된 대기록이다. 잉글랜드 축구 전설적인 골잡이 앨런 시어러가 1995~96시즌 최초로 고지에 올랐다. EPL 첫 시즌부터 2005~06시즌까지 블랙번 로버스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시어러는 통산 260골로 역대 최다 득점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에버턴에서 208골을 넣은 웨인 루니(잉글랜드) 현 미국프로축구(MLS) DC유나이티드 감독이다. 3위는 손흥민의 토트넘 팀동료인 해리 케인(잉글랜드)으로 206골을 기록 중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 EPL에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케인과 제이미 바디(잉글랜드·레스터시티·134골),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리버풀·132골), 그리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서 뛰는 크리스티안 호날두(포르투갈·알나스르·103골) 등 단 4명 뿐이다.
손흥민은 100골 중 55골을 오른발, 41골을 왼발로 넣었다. 머리로도 4골을 성공시켰다. 페널티킥 득점은 단 1골이다. 해트트릭은 총 3번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한 경기 최다인 4골을 터뜨렸고 지난해 4월 애스턴빌라전, 9월 레스터시티전에서 3골을 몰아쳤다.
지난 8시즌 동안 손흥민이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상대팀은 사우샘프턴으로 10골이나 터뜨렸다.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는 9골,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7골을 넣었다.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선 4골을 작성한 바 있다.
손흥민이 대기록을 수립하자 사방에서 축하메시지가 쏟아졌다. EPL 사무국은 공식 SNS에 손흥민의 사진과 함께 ‘손흥민’이라는 한글 이름을 굵게 배치했다. 100골까지 오기까지 손흥민이 걸어온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100골 클럽 가입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100 CLUB)’라는 인사를 함께 시어러(260골)부터 손흥민까지 ‘100골 클럽’에 가입한 34명 선수 명단과 득점수를 나열한 표를 올리기도 했다. 토트넘 구단도 SNS를 통해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0골을 터뜨렸다”며 “축하해 쏘니(Sonny)”라고 글을 올리며 함께 기뻐했다.
누구보다 자기 일처럼 손흥민을 축하한 주인공은 ‘단짝’ 케인이었다. EPL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45골)을 보유한 케인은 SNS 영상을 통해 “손흥민에게 큰 축하를 보낸다. EPL 100골을 달성한 건 놀라운 일이다”며 “매우 자랑스러워할 일이고, 우리 역시 그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경기 뒤 라커룸에서 손흥민을 위한 축하 행사를 열었다. 동료들과 차례차례 인사를 나눈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과는 길게 포옹을 나눴다. 스텔리니 감독이 “손흥민을 축하하자”고 말했고 선수들 모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영국언론도 손흥민의 EPL 100골 대기록을 높이 평가했다. 공영방송 BBC는 온라인 기사를 통해 “아시아가 낳은 최초의 글로벌 슈퍼스타 손흥민이 EPL 100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며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노력한 결과 엄청난 업적이자 역사를 만들어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손흥민이 EPL 첫 시즌 겨우 13경기만 선발 출전할 정도로 느리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며 “이제 토트넘은 중요한 순간에 손흥민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 인터뷰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엄청난 일”이라며 “내가 꿈꿔온 일이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1일 하늘나라로 떠난 외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골을 넣은 뒤 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던 손흥민은 잠시 울먹이면서 “지난 몇 주 힘든 순간을 겪어서 만감이 교차했다”며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외할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아시아 축구선수들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들을 비롯해 모든 아시아 선수들이 이 성과를 보고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어린 선수들을 돕는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큰 책임을 지니고 있다”며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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