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실적 쇼크, 반도체 과잉의존 경제 변화 모색할 때

2023. 4. 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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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96% 급감한 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정도로 악화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안보·생존과 직결된 국가 차원의 핵심과제"라며 "산업의 쌀을 넘어 생명줄과 같은 산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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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96% 급감한 6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불황 탓에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4조원가량 손실을 본 탓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정도로 악화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다급해진 삼성전자는 추락하는 D램값을 떠받치기 위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감산을 공식 선언했다. 과거 삼성은 반도체 불황기에 투자확대로 경쟁자를 따돌렸고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고수하다 돌변한 것이다. 불황의 골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뜻이다. 감산카드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 반도체경기가 빨라야 3분기에나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대외건전성 지표인 경상수지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경상수지가 지난 1월 42억1000만달러에 이어 2월에도 5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는데 2개월 연속 적자는 11년 만이다. 경상수지 적자 확대는 국가신인도 추락으로 이어지고 원화 약세, 물가와 금리 상승을 자극하기 일쑤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성장률도 0.64%포인트 떨어진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경제가 1% 성장도 위태롭다고 내다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안보·생존과 직결된 국가 차원의 핵심과제”라며 “산업의 쌀을 넘어 생명줄과 같은 산업“이라고 했다.

위기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해법은 미래 먹거리인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 삼아 과감한 투자로 초격차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삼성이 “단기적 감산에도 인프라와 연구개발(R&D)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건 다행스럽다. 반도체 하나로는 부족하다. 반도체 과잉 의존 경제를 탈피하려면 배터리, 전기차, 디스플레이, 로봇, 바이오, 방위산업 등 다양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전략과 산업정책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 세제·예산 지원, 인재 양성, 규제 혁파에 속도를 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한몸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정부가 미·중 패권 경쟁의 틈새에 끼인 국내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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