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들을 위한 위로 '아마데우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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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8세기 비엔나, 평범함을 노력으로 채우는 궁정 음악가 살리에리는 천부적 재능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면서도 경외한다.
천재성 대신 그 위대함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덕에 더 깊은 열등감에 빠진 살리에리는 신을 원망하며 모차르트에게 화살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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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은정 기자]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명의 영화로도 친숙한 연극 '아마데우스'는 동시대를 살았던 음악가이자 실존 인물인 안토니오 살리에리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이야기에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된 작품이다.
18세기 비엔나, 평범함을 노력으로 채우는 궁정 음악가 살리에리는 천부적 재능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면서도 경외한다. 천재성 대신 그 위대함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덕에 더 깊은 열등감에 빠진 살리에리는 신을 원망하며 모차르트에게 화살을 돌린다.
신의 은총을 받은 듯 음악적 재능을 뽐낸 모차르트 방탕한 사생활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다. 돈 버는 족족 파티를 여는 데 사용한 그는 평생 두려움의 대상이던 아버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고, 사랑하는 가족도 지키지 못했다. 그런 모차르트의 방탕한 행실과 재능을 고귀하게 여기는 못하는 태도가 살리에리를 더 자극했다.
'천재는 단명한다'는 속설처럼 35세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모차르트. 반대로 75세까지 긴 여생을 보낸 살리에리는 특별할 것 없는 제 음악이 사라지고, 모차르트의 음악이 사랑 받는 것까지 지켜보며 더욱 힘겨워했다.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는 주장과 함께 스스로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려 했지만, 신은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았다. 사람들 또한 명망 높은 살리에리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훌륭하지만 평범한 존재에 묶인 살리에리는 작품 속에서도 '평범한 자들의 수호자'로 각인됐다. 작품은 살리에리의 독백으로 시작하고 끝나지만, 관객들은 극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모차르트의 음악과 그의 삶을 기억하게 된다. 이야기를 들려준 그의 고백보다 천재의 짧은 인생이 더 깊은 감명을 남기는 것.
그러나 살리에리가 보내는 '평범한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는 깊은 공감과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질투와 시기, 연민과 우월감 등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여 그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하게 한다. 정반대 성향을 가진 음악가의 사연을 통해 신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 신을 향한 인간의 애증과 진정한 예술적 재능을 열망하는 예술가의 치밀한 심리묘사로 완성도를 높였다.
자신의 평범함이 신에게 선택받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 살리에리의 열등감은, 현재 1인자를 질투 시기하는 2인자의 심리를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이라 불리고 있다. 천재 모차르트의 삶과 음악은 드라마, 연극,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극작가 피터 셰퍼는 '에쿠우스', '블랙코미디'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남다른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아마데우스'는 1981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을 포함한 총 5개 부분 수상 및 1984년 밀로스 포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증명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 초연, 2020년 재연 무대를 거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살리에리 역 김재범-김종구-차지연-문유강, 모차르트 역 전성우-이재균-최우혁 등 무대와 매체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성우는 특유의 톡톡 튀는 분위기와 강렬한 에너지로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독특한 성격을 잘 드러냈다. 매체 활동에 집중하던 문유강은 3년 만에 '최연소 살리에리'로 무대에 컴백,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독보적 살리에리를 구축했다.
한편, 연극 '아마데우스'는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내린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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