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발 고르게, PK 1번뿐…쏘니 100호, 내용도 100점
브라이턴전 ‘손흥민존 감차’ 선제골
토트넘서 8시즌 만에 대기록 세워
오른발 55골 왼발 41골 머리로 4골
사우샘프턴에 10골, 가장 많이 뽑아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손흥민(31·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골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 첫 EPL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이제 EPL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EPL 30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0분 상대 진영 왼쪽 측면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EPL 7호골이자 통산 100번째 득점이었다.
만 23살의 나이에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2015년 9월20일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린 지 7년7개월 만에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EPL 사무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어와 한국어로 손흥민의 100골을 축하했다. 출범 31년차인 EPL에서 100골을 기록한 선수는 총 34명이다. 외국인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14명인데, 아시아 선수로는 그가 최초다.
손흥민이 이 기록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은 다른 공격수들과는 다른 골 사냥법이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 100골 클럽에서 주발이 아닌 약발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55골, 왼발로 41골, 머리로 4골을 기록했다.
팀 동료인 해리 케인(206골)도 왼발로 40골을 기록해 단짝인 두 선수는 EPL 역사상 약발로 40골 이상을 넣은 유이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83골이 동료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는데 케인이 가장 많은 어시스트(23개)를 배달해 둘이 EPL 최고 듀오를 인증했다. 지금은 토트넘을 떠난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10개)과 델리 알리(베식타슈·9개)도 그 뒤를 이으면서 ‘DESK’ 라인의 전성기를 짐작하게 만든다. 루카스 모라와 데얀 쿨루세브스키(이상 5개) 역시 손흥민의 도우미로 인정할 만하다. 100번째 골을 도운 이반 페리시치는 이번이 첫 도움이었다.
손흥민의 100골 기록은 페널티킥(PK) 득점이 단 1개뿐이라는 점에서 순수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난 시즌 PK 없이 득점왕에 올라 화제를 모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손흥민은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가장 많은 93골, 세트피스 상황에서 5골, 직접 프리킥 1골, PK 1골로 100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안방에서 강하다는 점은 100골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홈구장에서 58골을 기록했다. 철거된 옛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6골(30경기), 임시 홈구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16골(31경기)을 넣었다. 새로운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선 역사적인 1호골을 포함해 36골(71경기)을 넣어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고 있다.
100골 기록의 희생양도 드러났다. EPL 꼴찌인 사우샘프턴이 무려 10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내줬고, 이어 레스터시티(9골)와 크리스털 팰리스(7골), 왓퍼드·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상 6골), 본머스·애스턴 빌라(이상 5골), 아스널(4골) 등의 순이다.
다만 손흥민이 모든 EPL 팀을 상대로 웃은 것은 아니다. 또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의 소속팀인 울버햄프턴(9경기)과 풀럼, 2부로 추락한 선덜랜드(이상 4경기), 헐시티(2경기) 4개 팀을 상대로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손흥민이 앞으로 이들과 만날 때마다 기록을 추가할지 확인하는 즐거움이 남은 셈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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