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A에 안보실 뚫려도, 동맹 흔들 일 아니라는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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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관해 한국 국가안보실 논의 내용을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미국 국가정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감청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코앞에 두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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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성한 안보실장-비서관 대화 감청
미국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관해 한국 국가안보실 논의 내용을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미국 국가정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감청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코앞에 두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8일(현지시각) 한국 국가안보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할지 3월 초까지 방침을 정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내용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에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기밀문서는 이문희 당시 외교비서관이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포탄 공급 요청에 따를 경우 미국이 최종 사용자가 되지 않을 수 있어 한국 정부가 곤경에 빠졌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비서관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위반할 수 없으며, 제공하기로 한다면 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이달 26일 미국 국빈방문 발표(3월7일)를 앞두고 정책을 전환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면 미국과 “거래”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대신 155㎜ 포탄 33만개를 폴란드에 판매해 ‘우회 제공’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으로 나온다.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 문제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한국에서 155㎜ 포탄 10만발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하면서 표면화된 바 있다. 이 대화를 나눈 김 실장과 이 비서관은 지난달 사직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내용을 담은 중앙정보국 문서는 정보 출처를 ‘신호 정보’(시긴트: signals intelligence)라고 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를 확인한 <워싱턴 포스트> 역시 시긴트가 정보 출처로 돼 있다고 전했다. 시긴트는 전자장비로 취득한 정보란 의미로 미 중앙정보국이 한국 국가안보실 핵심 당국자 간의 대화를 도·감청(불법 감청)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문서를 비롯해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 등이 생산한 정보가 일일 보고 형식으로 편집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전달됐고, 올해 2월 전후로 작성된 기밀문서 100여장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상당수가 일급기밀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과거 전례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사안이 한-미 관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한-미 동맹을 흔들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배지현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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