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창단 100호 골' 정성호, "친구 앞에서 점프 세리머니 해 마음에 걸려"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아산)] 충남아산 창단 100호 골을 넣은 정성호가 진지하고 깊은 소감을 전했다.
충남아산은 9일 오후 6시 30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6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1-1로 비겼다. 충남아산은 승점 4점이 돼 12위에 위치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박동혁 감독은 터지지 않는 득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5경기에서 2골밖에 나오지 않았다. 1승에 그친 이유였다. 송승민, 박대훈, 이창훈이 번갈아 최전방을 맡았는데 터지지 않았다. 박동혁 감독은 "골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성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성호는 올 시즌에 입단한 2001년생 스트라이커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에서 성장했고 용인대에 간 뒤 2022년 포항에 입단했다. 서울 이랜드로 임대를 갔고 득점을 넣는 등 존재감을 보였다. 이후 충남아산에 와 쭉 선발로 뛰었는데 22세 이하(U-22) 룰에 해당돼 기회를 받았다. 오래 뛰진 못했다. 전반 20분 정도가 되면 바로 바뀌었다. 자신의 기량을 뽐낼 기회가 없었다.
정성호를 두고 박동혁 감독은 "가진 능력이 좋은 선수다. 그런데 프로에서 싸워줘야 할 때, 또 속도 변화를 줘야 할 때 좀 잘 안 된다. 아쉽다. 동계 때부터 득점을 많이 했는데… 날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정성호가 득점을 해 본인 스스로 자신감을 얻고 팀에 도움도 줬으면 한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전했다.
박동혁 감독 말을 들은 것일까. 정성호는 전반 13분 박민서 크로스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고 경합, 연계를 통해 관여했다. 전반 20분이 지난 이후에도 경기를 소화했고 후반에도 출전해 최전방을 누볐다. 시작부터 위협적인 슈팅을 하더니 날렵한 몸놀림으로 기회를 포착한 뒤 슈팅을 날렸다.
첫 교체를 활용할 때도 정성호는 남았다. 강민규가 나갔고 송승민이 들어왔다. 정성호가 최전방에서 시선을 끌면 박민서와 송승민이 주변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활발한 모습을 보이던 정성호는 박대훈과 교체되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정성호가 나간 뒤에도 충남아산은 공격을 이어갔지만 득점엔 실패, 결국 1-1로 비겼다.
수훈선수로 지목된 정성호는 기자회견장에 나서 "작년에 좋았던 기억들을 가지고 몸을 풀면서 슈팅 연습을 했는데 직감적으로 된다고 느꼈다. 만약 골을 넣어도 부산에 조위제라는 친한 친구가 있어 너무 좋아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반자동적으로 점프를 했다. 마음에 걸리긴 한다. 워낙 친한 친구라 사석이라면 놀리고 할 텐데 경기장에선 그러면 안 된다. 그렇다고 세리머니 수위를 조위제 때문에 낮추지 않았다"고 하며 득점 소감을 전했다.
박동혁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어린 선수지만 지지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는다. 달콤한 말로 칭찬을 해주시지는 않지만 말 한 마디에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시다고 느꼈다. 수석코치님도 피드백을 확실히 해주신다"고 하며 지지와 조언이 활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선제골을 넣은 정성호는 후반에도 좋은 찬스가 많았다. 하지만 아쉽게 놓쳤다. 이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이 난다. 날아오는 공이 느리게 보였다. '됐다'라는 생각이 컸는데 그 찰나의 오만한 생각 때문에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부모님이 '도장 찍기 전엔 확실한 게 아니다'라고 하시는데 그 찰나의 오만한 생각 때문에 넣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점을 묻자 "공이 왔을 때 공 소유권을 확실히 하고 내 발 밑에 공이 오면 연계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사이드에서 동료가 올라오면 가운데에서 잘 싸우기도 한다. 계속 바뀌긴 해도 충남아산 전술의 기본 틀은 뒷공간 침투를 통해 속공이다. 전술에 내 색깔을 접목하니 다양성이 생긴 것 같다"라고 답했다.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선 "공격 포인트는 추상적인 듯하고 득점은 10골 목표다. 10골을 넣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시즌에 돌입했다. 22세 이하(U-22) 자원인 걸 떠나서 프로는 증명하는 자리다. 오늘 골을 계기로 웅크렸던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오만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해서 잘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말 한 마디에 진심이 담겨 있었고 진중했으며 깊었다. 말을 잘하는 이유를 질문하자 웃으며 "책을 많이 읽는다. 주로 멘털리티에 관련 책을 즐겨 읽는다. 한 마디를 해도 조리있게 하면 좋으니까 능력을 키우려고 했다. 부모님의 조언이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충남아산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