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장인상 빈소 찾은 이재명 대표 “당 잘 이끌길” 당부에 “그렇게 하겠다”
경선 후 13개월 만에 조우
정치적 해석에는 선 그어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와…”
빈소 밖 당 지지자 소동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9일 이 전 대표의 장인상 빈소에서 만났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양측 모두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이 전 대표 장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21분가량 머물렀다. 두 사람은 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으며 독대는 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당을 잘 이끌어주십시오”라는 이 전 대표의 이야기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오늘은 주로 순수한 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그런 자리였다”고 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이 대표가) 애도만 표시했다. 정치적 의미는 전혀 부여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한민수 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상가를 조문했고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면서 “이 전 대표가 거기에 대해 조문 와줘서 고맙다, 감사하다 말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조문 도중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남성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와 가지고 대표라고 하는 사람이”라면서 소리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친이낙연계가 결집할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낙연계 좌장으로 손꼽히는 설훈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와) 정치적인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전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정치적인 현안이나 당의 문제를 가지고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장인상을 치른 후 오는 18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워싱턴 소재 조지워싱턴대학의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6월 독일로 가서 강연 일정 등을 소화한 뒤 같은 달 말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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