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미국 측과 협의…전례 살펴 대응”…‘동맹엔 영향 없다’ 강조
대통령실은 9일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정부를 감청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의 동맹국 감청 의혹은 이달 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나온 악재로 평가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에 항의나 진상 파악을 위한 상세한 설명 등을 요청할 계획을 두고는 “과거의 전례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보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NYT 보도 내용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해당 사안을 잘 살펴보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NYT는 8일(현지시간) 외부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건에 한국 정부를 감청한 정황이 담겼으며, 미 국방부가 해당 보고서가 대부분 진본임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보름여 앞두고 감청 의혹이 불거지자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과거에도 한국과 다른 나라 등에 대해 비슷한 의혹이 불거졌지만 동맹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미 동맹이 굳건한 만큼 이번 의혹 역시 동맹 관계를 흔들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감청 내용이 보도된 것을 두고는 “이게 보도됐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관련 우리나라의 기본 입장이 있고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의약품과 방독면 등 인도적 지원은 하지만 살상무기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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