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발레로 재해석한 ‘해적’ “유럽행 기대 반 두려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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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해외에 나간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고, (발레 본고장인) 유럽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기대 반 두려움 반입니다."
국립발레단(KNB) 솔리스트로서 신예 안무가로도 주목받고 있는 송정빈(37·사진)은 2020년 재창작한 발레 '해적'이 올해부터 유럽 등 해외 7개국 투어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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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송정빈은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2015년 시작한 차세대 안무가 육성 프로그램 ‘KNB 무브먼트’를 통해 안무가의 길도 걷게 됐다. 2016년 ‘흉터’로 안무 데뷔를 한 이후 ‘잔향’, ‘포모나와 베르툼누스’ 등을 선보였다. 특히, 2020년 발표한 ‘해적’이 3년 연속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며 입지를 다졌다.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영국 낭만 시인 바이런(1788∼1824)이 지은 극시 ‘해적’으로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안무한 작품을 송정빈이 재창작한 것이다. 송정빈은 3막 오리지널 버전을 2막으로 축소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고, 비극으로 끝나는 원작과 달리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해적’은 다음 달 100여년 역사를 가진 독일 비스바덴 ‘인터내셔널 메이 페스티벌’에 초청돼 유럽에 첫선을 보인다. 이어 스위스에서도 공연하고, 내년에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 2025년에는 미국·캐나다 공연이 예정돼 있다.
송정빈은 ‘해적’의 인기에 역시 프티파가 안무한 ‘돈키호테’를 재창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한다. “사실 좀 두려웠지만 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단원들과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거라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프티파의 원작은 젊은 연인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인데 반해 송정빈 작품은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에도 비중을 뒀다. 기존 3막 작품을 2막으로 줄여 스토리가 늘어지지 않게 했다. 그는 “돈키호테를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치를 고민하며 재안무했다. 테크닉을 요구하는 동작을 많이 넣고 돈키호테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오는 12∼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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