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먹어봤다” 대답에 학생들 “와∼”… 수업 내내 진지·화기애애
한국인 교사가 주 1회 정규수업 진행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묻고 답해
한국어반 운영 佛 초중고 5년간 3.5배 ↑
수강 학생도 631명→1800명 급증세
진로 연계 태부족… 일자리 확대 숙제
교과서 개발·교원 양성 투자도 시급
“오른쪽은 어디예요?”, “경복궁이에요.”, “가봤어요?”, “네. 신기했어요.”
◆높아지는 한국어 인기
프랑스 클로드모네고교는 한국어를 정규수업으로 운영하는 곳 중 하나다. 이 학교에서 정규수업 중인 외국어는 영어, 한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총 7개이다. 학생들은 제1 외국어인 영어와 함께 다른 외국어 수업 하나를 꼭 들어야 한다. 현재 한국어반 학생은 47명(1학년 14명, 2학년 16명, 3학년 17명). 매주 한 번 열리는 수업에는 파리에 있는 주변 학교 10여곳의 학생들도 함께 참여한다.
클로드모네고에서 2015년부터 한국어를 가르쳐온 조씨는 “최근 학생들뿐 아니라 프랑스 전체적으로 한류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BTS(방탄소년단) 등 한국 K팝을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도 많다는 전언이다. 그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한국어 위상도 같이 높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프랑스의 어학원에도 이제 한국어 수업을 개설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둘러본 학교 도서관에는 한국어 코너가 따로 있고, 입구 근처 한쪽에는 한글로 된 동화책들이 전시돼 있기도 했다. 클로드모네고의 미셸 세보르니 교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야 풍부하고 자유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어 추월은 시간문제… 투자 늘어야
교육부의 파리 주재 한국교육원은 프랑스 초·중·고에 한국어 수업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 일본어 선택 학교는 70곳가량이지만 정체 상태인 반면 한국어 선택 학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윤강우 주프랑스 한국어교육원장은 “일본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과서 개발, 정규 교원 양성 등에 대한 투자는 아직까진 부족한 편이다. 윤 원장은 “교사 임용시험에 한국어 과목이 없어서 한국어 교사들은 정규강사가 아닌 시간강사”라며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아직 정규수업이 아닌 아틀리에 수업을 하는 학교들도 정규수업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큰 미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학에서도 한국어의 인기는 높다. 4월 현재 프랑스 대학에 한국어학과는 12곳이다. 경쟁률이 보르도몽테뉴대학은 35대 1, 파리시테대학은 20대 1에 이른다. 이만 엔고보(21)씨도 클로드모네고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은 뒤 졸업해 파리시테대 한국학과에 입학했다. 이날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학교를 찾은 엔고보씨는 취재진이 한국어를 배울 때 어려운 점을 묻자 능숙한 발음으로 “존댓말?”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엔고보씨는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한국문화는 예절 같은 것이 프랑스 문화와 많이 달라 흥미로워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며 “현재 다른 문화와 교류하는 단체에서 일하는데 나중에 한국과 관련된 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에 대한 프랑스 내 선호도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길이 좁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윤 원장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언어를 배우며 한국여행을 꿈꾸고, 그 후에는 한국유학, 더 나아가 취업하는 것까지도 상당히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고등교육 측면에서도 한국어의 인기가 상당한데 여기서 한국과 관련된 취업 자리는 많지 않아 아쉽다”며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의 진로를 어떻게 안내해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김유나 기자 yo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