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연지호 “‘너도 죽을 수 있다’ 협박당해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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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연지호가 범행 대가로 받기로 했던 금액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경찰 진술 때와는 달리 "3억 좀 넘는 금액"이라고 말해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오후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이모(20대)씨 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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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좀 넘게 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황대한이랑 이경우가 협박하는 바람에 (범행을) 계속하게 됐어요. (이경우가) ‘너네도 이걸 알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따라오라’고…”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요 피의자 중 한 명인 연지호가 범행 대가로 받기로 했던 금액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경찰 진술 때와는 달리 “3억 좀 넘는 금액”이라고 말해 주목된다. 경찰 조사에서 연지호는 “피해자가 가진 코인은 20∼30억 정도를 예상했고, 이를 빼앗아 현금화하면 (똑같이 나눈 뒤) 5억 정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연지호의 답변이 사건 관련해 가장 구체적이었다. 3억이라는 대가 금액을 언급한 연지호는 ‘처음부터 살해할 생각이 있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건 아니었어요”라고 답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빚을 탕감해준다는 말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죄송합니다”라며 울음 삼킨 한마디로 답변을 대신했다. 3억원을 실제로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수염을 검게 기른 모습으로 가장 먼저 취재진 앞에 선 이경우는 ‘황씨와 유씨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는지’ 묻는 말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5초가량 고개를 숙였다. 착수금 명목의 돈을 받은지, 얼마를 받았는지 등 질문이 이어지자 긴장한듯 한숨을 내쉬더니 “좋은 아들, 좋은 사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돼주지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동문서답했다. ‘주사기와 마취제는 어디서 났는지’ ‘증거 인멸 지시를 받은 적 있는지’ ‘미리 황씨로부터 말하지 말라고 들은 적 있는지’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황대한은 모자를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인 채 나타났다. 황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죄송합니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700만원 외에도 돈 받은 게 있는지’ 묻는 말에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중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는지’ 묻자 흔들리는 목소리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 투자를 둘러싸고 이해관계로 얽힌 인물들이 반년 전부터 범행 계획을 세워 실행한 청부살인으로 사실상 정리되고 있다. 수서서는 “주범 이경우가 유모·황모씨 부부에게 피해자와 그의 남편을 납치해 살인할 것을 제안했고, 부부가 2022년 9월 착수금 2000만원 등 총 7000만원을 지급하면서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 배경과 동기를 포함한 사건 전모를 규명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김수민 형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검사 총 4명)을 꾸린 바 있다.
경찰은 배후로 의심받는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7일 유모씨와 그의 배우자 황모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해, 피의자 6명 전원의 신병은 확보됐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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