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부활?…탁신 前 태국총리 막내딸, 제1야당 총리 후보에

김나영 기자 2023. 4. 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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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 달려...내달 총선
5일(현지 시각) 태국 수도 방콕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 제1야당 푸 타이당의 선거 집회에서 태국의 파통탄 친나왓 총리 후보가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물러난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36)이 총리 경선 후보로 지명됐다고 CNN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의 둘째 여동생이자 패통탄의 고모인 잉락 친나왓도 2011년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올랐다가 군부 견제 여파로 2014년 물러났다. 탁신 전 총리의 매제(첫째 여동생 야오와파 웡사왓의 남편)인 솜차이 웡사왓도 2008년 9월 총리가 됐지만 3개월 만에 정당 해산으로 실각했다.

아빠와 고모부, 고모에 이어 패통탄이 총리에 올라 ‘가문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국 제1 야당 프아타이당은 지난 5일 패통탄 친나왓과 함께 스레타 타위신 전 산시리(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법무부 장관 등 3명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태국 선거법에 따르면 각 당은 총리 후보를 최대 3명까지 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의료 서비스 확대, 대중교통 요금 인하 등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패통탄이 최근 차기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패통탄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이 500명의 하원 의원을 뽑는 다음 달 14일 총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아타이당이 압승할 경우 패통탄이 총리에 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태국 총리는 새로 선출되는 하원 의원 500명과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 등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이 7월에 뽑는다. 기존에는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직에 올랐으나, 2017년 군부가 주도한 개헌으로 상원이 총리 선출에 참여하게 됐다.

패통탄이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루엄타이쌍찻당 후보)와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팔랑쁘라차랏당 후보) 등 군부 출신 원로 정치인들을 제치고 총리가 되려면 프아타이당이 하원 500석에서 75%에 달하는 376석을 얻어야 한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선거운동을 이끌고 있는 패통탄은 총리 경선 후보로 지명된 뒤 “고난의 세월을 뒤로하고 희망의 시대를 열 때가 됐다”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프아타이당의 압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패통탄은 2021년 정치에 입문, 프아타이당의 총선 캠페인을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

탁신 전 총리는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년 총리직에 올랐다.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왕실·군부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듬해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하지만 농민과 도시 노동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탁신 전 총리와 탁신 가문은 군부에 대항할 정치적 대항마로 떠올랐다. 2010년 탁신을 지지하는 이른바 ‘붉은 셔츠’ 군단이 반정부 시위를 일으켜 방콕이 마비되기도 했다.

2008년 매제인 솜차이 웡사왓, 2011년 여동생 잉락 친나왓이 총리가 됐지만, 탁신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비운의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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