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전파·항공등화…어둠·악천후 속 항공기의 ‘눈’입니다[궁금한 공항이야기]
무선표지소와 통신하며 비행
공항 내 항공등화만 40여종
야간엔 조명 보고 지점 확인
항공기 조종사들은 야간이나 기상악화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충돌사고나 경로이탈 없이 비행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국제선 항공로 12개, 국내선 항공로 19개 등 총 31개 항공로가 있다. 항공기가 공항을 이륙해 50~60㎞를 떨어지면 이때부턴 공항관제소가 아닌 고지대에 설치된 항공무선표지소의 도움을 받는다.
항공무선표지소는 무선전파를 이용해 항공기에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전방향표지시설(VOR, TACAN)과 거리를 알려주는 거리측정시설(DME), 관제사와 조종사 간의 통신을 위한 무선통신시설(AG) 등을 갖추고 있다.
조종사는 항공기에 장착된 안테나와 레이더 장비로 무선표지소에서 쏘아 올린 이들 신호를 수신해 안전 비행을 하게 된다. 한국에는 제주를 비롯해 안양·부산·강원 등 전국 10곳 산 정상에 무선표지소가 설치돼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한다.
항공기 자체의 위성항법장치(GPS) 등 첨단 장비만으로도 비행은 가능하지만 무선표지소는 ‘이중안전 장치’로 이해하면 된다. 항공무선표지소는 1921년 미국에서 우편항공이 야간 비행을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야간에는 조종사가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계기판에 의존하는 계기비행 방법을 사용하지만 이착륙 때는 시계비행도 병행한다. 이때 중요한 안전 보완장치가 바로 공항 내 다양한 조명(항공등화)이다. 공항에 법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항공등화’ 종류는 4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조종사들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항공등화는 약 20개다. 이 조명은 조종사 눈이 부시지 않게 설치된다.
공항 근처 상공에 도착하면 관제탑 위에서 흰색과 초록색 빛을 내며 360도 회전하는 등이 있다. 조종사가 공항 위치를 빨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항회전등’이다. 공항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마중 등’인 셈이다.
공항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거나 조종사와 교신이 이뤄지지 않을 때도 관제탑과 조종사는 빛으로 대화할 수 있다. 활주로 정방향을 향해 움직이며 1초에 2회 번쩍이는 진입등은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하지 않고 중앙에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안내한다.
이륙 지점이나 착륙 시 터치 다운해야 할 지점도 조명이 지원한다. 세계 항공기 사고의 80%가 이륙 후 3분 안, 착륙 전 8분 안에 발생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조종사들에겐 이착륙 전후 ‘11분’에 마주하는 공항 조명은 초긴장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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