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한국가스공사 이유미 치어리더에게 치어리딩은 커피다

김아람 2023. 4. 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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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2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새로운 치어리더팀과 함께 2022-2023시즌을 맞이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 치어리더 팀장은 8시즌 차 베테랑 이유미 치어리더다. 그는 스스로를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의 줄임말)’라고 소개하며, 자신에게 있어 치어리딩은 ‘커피’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커피 애호가라면 단박에 이해가 가능한 비유로 치어리딩을 정의했다.

 

“제가 커피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커피는 무조건 마셔야 해요. 끊을 수 없죠(웃음). 그런 점이 치어리딩과 같아요.”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치어리더팀 위너스 팀장 이유미입니다. 반갑습니다. 

 

시즌 중이라 많이 바쁘죠.

경기가 많이 남진 않았지만, 몰려있는 편이라 쉬는 날이 거의 없어요. 저희는 한 경기에 3일 정도 연습을 하거든요. 이번 시즌엔 남녀 농구를 같이 하고 있어서 경기가 퐁당퐁당 있을 땐 미리 나와서 연습해요. 

 

연습량이 다른 팀보다 많은 편인 것 같아요. 

그렇긴 해요. 마치 한 명이 추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꼼꼼히 연습해요. 이번 시즌 저희 팀에 신입인 친구들이 많아요.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최대한 실수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해요. 그리고 저희 (치어리더팀) 실장님이 치어리더 출신이시라 완벽한 걸 추구하시기도 하고요(웃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뀌면서 체육관 분위기도 달라졌어요.

시즌 초반까진 마스크 착용과 육성 응원 제한으로 답답하기도 했어요. 한국가스공사에서 처음 응원하는 거라 큰 소리로 더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데 아쉬웠죠. 지금은 원 없이 소리 지르면서 응원하고 있어요. 너~무 좋아요. 

 


많이 바랐던 순간이죠?

이제라도 팬분들의 얼굴을 보면서 마스크 없이 육성 응원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정말 좋다는 말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어요. 

 

거리두기 해제로 달라진 이벤트도 있을까요?

이전엔 하프타임 이벤트 같은 걸 할 때, 팬분들께서 코트 안에 들어오지 못하셨어요. 팬분들과 사진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았죠. 지금은 개문 환영 인사 때부터 마음껏 찍을 수 있고, 팬분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많아졌어요. 구단에서도 팬분들을 위한 이벤트를 많이 기획하고 있으세요. 

 

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아직 마스크를 착용하시는 분이 많아서 모든 팬분의 표정을 볼 순 없어요. 그래도 웃음소리가 들리고, 즐거워하시는 걸 알 수 있어요. 눈만 봐도 알 수 있거든요(웃음).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보다 행복해 보이세요. 

 

대구 팬들의 특징이 있다면?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패색이 짙은 날에도 중간에 체육관을 떠나지 않으세요. 끝까지 응원해주시죠. 그리고 환경 캠페인 차원에서 종이 클래퍼 공급이 중단됐거든요. 요새는 손바닥 모양 짝짝이를 가져오시거나 응원할 수 있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오세요. 응원에 진심이신 편이죠(웃음). 

 

치어리더팀도 응원 도구를 손수 제작하나요?

네. 저희가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가다 보니, 주말 오후 2시 경기 땐 전날에 미리 내려가거든요. 그럼 숙소에서 재활용 페트병으로 응원 도구를 만들어요. 처음엔 쑥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더 예쁘게 꾸미겠다며 색종이를 접고, 유튜브를 찾아서 꾸미고 있어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이제 이유미 치어리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치어리딩을 처음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세 살 터울의 언니가 있는데, 중학생 때 언니 친구가 치어리딩하는 걸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언니가 다니던 학교에 응원단이 있었거든요. 그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저도 그 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원래는 꿈이 미용 쪽이었는데, 마침 그 학교에 미용 관련 과도 있었어요. 1석 2조였죠.

 

그럼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치어리더팀에 들어간 건가요?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었어요. 그런데 노래랑 영 안 맞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고등학교 응원단에서 스턴트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현 SK 응원단장)께 연락을 드렸어요. 치어리더를 너무 하고 싶다고요. 그렇게 면접을 봐서 치어리더가 됐어요. 그게 20살 여름이었고, 한 달 정도 후에 바로 2015-2016시즌 프로농구로 데뷔했어요. 

 

가족들은 당시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부모님께선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셨어요. 그런데 언니는 언니 친구가 힘들어했던 걸 봐서 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제가 치어리더가 되고 나서 언니가 경기장에 왔었는데, 경기 끝나고 울더라고요. 사실 제가 집에선 활발한 편이 아니에요. 그런 제가 경기장에서 활짝 웃고 방방 뛰는 모습이 고생스러워 보이기도,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나 봐요. 그래도 지금은 누구보다 응원해주고 있어요. 

 

처음 치어리딩을 시작했을 때, 이렇게 팀장까지 맡고 오랜 시간 할 거로 예상했나요?

치어리더가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기도 하고, 저도 2~3년 정도 하고 그만둘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만둘 수 없더라고요. 

 

그만큼 치어리딩이 매력적이라는 거죠?

주변에서 그만뒀다가 다시 돌아오는 친구들도 많이 봤고, 저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치어리더를 그만두면 뭘 하고 있을까?'라고요. 그런데 저도 다시 돌아올 것 같더라고요. 

 


팬들과의 소통은 어떤가요?

저는 SNS로 팬분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해요. 치어리더팀 계정이 따로 있어서 라인업이나 공연 콘셉트 등을 올려요. 다음 날 공연할 곡을 SNS에 스포일러하기도 하고요(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론 SNS 응원 메시지를 통해 힘을 얻어요. 어떤 분께선 춤을 좋아하시는데, 저를 보면서 대리만족하신대요. 그리고 '아프지 마라. 힘내라' 등의 응원도 항상 해주시고요. 

 

치어리딩과 관련된 목표도 있을까요?

저는 어린이 치어리더를 가르쳐보고 싶어요. 제가 치어리더를 원했던 시절의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나중에 제가 따로 팀을 만들고, 그 친구들이 경기장에 설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에게 치어리딩이란 OOO이다. 

커피다! 제가 커피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커피는 무조건 마셔야 해요. 끊을 수 없죠(웃음). 그런 점이 치어리딩과 같아요.

 

팬들에게 한 마디. 

성적이 좋지 않아도 항상 경기장에서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뛰시는 선수분들과 찾아와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한국가스공사도, 저희 위너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 = 본인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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