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걱정 없는 ‘액체수소 여객선’ 세계 첫 출항…노르웨이 연안 운항
노르웨이에서 세계 최초로 액체수소와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여객선이 운항된다.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땅 위에서 바다로 확대되고 있다.
노르웨이 해양운송업체인 노르레드는 새로운 여객선인 ‘MF 하이드라호’의 출항 허가를 자국 당국에서 받았다고 지난주 밝혔다. MF 하이드라호는 길이가 82.4m다. 승객 300명을 태우고 차량 80대를 싣는다. 노르웨이 연안을 운항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MF 하이드라호의 핵심은 ‘심장’에 있다. MF 하이드라호는 액체수소에서 추진력을 얻는다. 그리고 출력 200㎾(킬로와트)짜리 연료전지 2기가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9노트로 순항한다. 여객선에 액체수소, 그리고 이를 통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가 들어가는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액체수소는 같은 부피에 기체수소보다 8~10배 더 많은 양을 저장한다. 하지만 영하 253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이 때문에 액체수소에서 동력을 얻는 운송 수단은 로켓 외에는 없었다. 자동차에는 주로 기체수소가 들어간다.
노르레드가 이런 기술적인 과제를 해결하면서 액체수소를 사용해 배를 운항하려는 이유는 친환경성 때문이다. 연료전지 속에서 수소가 사용되고 나서 남는 물질은 물밖에 없다.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반드시 배출하는 석유나 석탄과 달리 기후변화를 촉진하지 않는다. 비슷한 덩치의 여객선을 화석연료를 통해 운항했을 때보다 탄소 배출량이 95% 줄어든다. 노르레드는 설명자료를 통해 “액체수소를 활용하는 일은 해양산업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이며,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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