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글라스] 콘크리트가 무너졌다···KBS 주말극, 10%대 위기
주말 저녁을 책임지던 KBS 주말극 시청률이 무너졌다. 한때 시청률 5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웃돌던 수치는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10%대까지 내려왔다. 심지어 최근 첫 방송된 '진짜가 나타났다!'는 10%대로 시작하는 초유의 기록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KBS 주말극에서 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KBS2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극본 조정주/연출 한준서)는 배 속 아기 진짜를 둘러싼 미혼모와 비혼남의 가짜 계약 로맨스다. 임신, 출산, 육아를 통해 가족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는다.
KBS 주말극 성적이 떨어진 건 2022년 상반기 방송된 '현재는 아름다워'부터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최고 시청률 29.4%를 기록하며 30%의 벽을 넘지 못했다. 후속작인 '삼남매가 용감하게'도 30%를 깨지 못했으며 1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주말극 위기론이 등장한 건 이때부터다.
앞선 두 작품이 흥행하지 못한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진짜는 아름다워!'다. 그러나 '진짜는 아름다워!'는 10%대의 시청률로 포문을 열며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심지어 SBS '모범택시2'에게도 밀렸다. 8일 방송된 '진짜가 나타났다!'는 시청률 16.5%를, '모범택시2'는 18.3%를 기록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KBS 주말극이 주말 시청률 1위를 놓친 적이 없기에 충격적인 결과다.
◆ OTT의 등장, 시청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OTT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각종 OTT의 구독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시청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작품을 보는 데 익숙해졌다. 본방사수라는 개념이 약해진 것도 이 시기부터다.
OTT가 성장하면서 각종 OTT들은 다양한 작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공중파 드라마, 케이블 드라마에 OTT 작품까지 볼거리가 풍족해진 셈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 A씨는 "KBS 주말극 고정 시청층들이 두터웠던 과거와 달리 최근 OTT 시청에 따른 이탈도 빠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웬만한 작품이 아니면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 숏폼의 시대, 호흡 긴 롱폼 드라마는 위태롭다
문화를 주도하는 MZ 세대는 숏폼에 빠져 있다.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콘텐츠 등 1분이 채 안 되는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한 번 숏폼에 빠진 시청자들이 롱폼으로 돌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16부작 미니시리즈는 10부작, 12부작으로 회차를 낮추는 추세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심지어 16부작짜리 미니시리즈도 유튜브 몰아보기로 보는 시대 아니냐. 50부작이라는 롱폼을 소화하기에 버거울 수 있다"고 했다.
롱폼 드라마는 중간 유입이 어렵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긴 호흡을 따라가기엔 앞선 회차가 너무 많은 것이다. B씨는 "가족들이 주말 저녁에 둘러 앉아 다 함께 드라마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 각자 방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골라볼 수 있는 요즘, 긴 회차를 따라가진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가 등장해야 가능하다"고 짚었다.
◆ 답답한 전개
조건이 좋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은 결국 좋은 작품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드라마 자체 퀄리티가 높다면,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KBS 주말극은 내용적으로도 안타까움만 자아낸다.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친자 찾기 에피소드를 질질 끌었으며, '진짜가 나타났다!'는 다소 예스러운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소재만 놓고 보면 충분히 새롭고 매력적이다. 미혼모와 비혼남이 가짜 결혼을 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등장한 소재다. A씨는 "갈등을 빚는 부분이 매력적이지 않다. 임신한 사실을 알고도 남자친구에게 알리지 않는 내용은 답답함을 자아낸다"며 "결국 주말극들이 그동안 그렸던 '뻔한 가족들의 성장기'에서 한 단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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