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가 제안, 재력가 부부는 송금"...'강남 납치·살해' 사건 전말
[앵커]
지난달 말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의 전모가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주범 이경우가 작년 7월에서 8월쯤 범행을 기획해 제안했고,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는 '잘 해보자'며 동의한 뒤 7천만 원의 자금을 댄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찰은 이경우와 공범 2명을 검찰에 넘기고 재력가 아내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른바 '강남 납치 살해'를 주도한 주범 이경우가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피해자와 유족, 남겨진 자신의 가족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경우/ '강남 납치·살해' 주범 :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경우의 지시를 받아 강남 역삼동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뒤 살해한 황대한, 연지호도 나란히 경찰서 문을 나섰습니다.
모자를 눌러쓴 황대한과 달리 얼굴을 드러낸 연지호는, 이경우에게 협박을 받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지호/ '강남 납치·살해' 공범 : 한 3억 좀 넘게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박에 못 이겨서 황대한이랑 이경우가 계속 협박하는 바람에 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이경우가 범죄의 판을 짜고 이른바 '배후'로 알려진 사실혼 관계의 재력가 부부, 유 모 씨와 황 모 씨가 동의한 뒤 범죄 자금을 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경우와 유 씨 부부는 과거 피해자가 운영하던 가상화폐 'P코인'의 투자자였습니다.
이경우는 'P코인' 가격 폭락의 피해자였고, 유 씨 부부와 피해자는 시세 조작 의혹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이어 가던 상태였습니다.
원래 피해자와 함께 움직이다가 2021년 9월, 유 씨 부부 편으로 돌아선 이경우는 지난해 7월에서 8월쯤 유 씨 부부에게 납치 살해 범행을 제안했습니다.
유 씨 부부는 이에 동의했고, 지난해 9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범죄 자금 7천만 원을 송금해줬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이미 '재력가 남편' 유 씨를 구속한 경찰은 범죄 자금을 인출한 아내 황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또 구속된 유 씨가 범행 시점, 주범인 이경우와 같은 호텔에 있다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받아든 뒤 코인 지갑을 조회한 정황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씨 부부는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다음 주쯤 유 씨 부부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를 빼돌려 건넨 혐의를 받는 이경우의 아내도 불구속 입건했고, 범행 공모 중 중도 이탈한 20대 남성 이 모 씨는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강남 납치 살해의 전모가 어느 정도 드러난 현재, 경찰이 입건한 피의자는 모두 7명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심관흠
그래픽:우희석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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