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납치·살해사건' 청부살인 잠정 결론… 배후가 주범에 7000만 원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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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ㆍ살해 사건이 가상화폐(코인) 투자를 둘러싼 갈등 끝에 촉발된 청부살인으로 잠정 결론 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범행을 실행한 이경우(36)와 황대한(36), 연지호(30)를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귀가하던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휴대폰 4대와 현금 50만 원 등이 든 가방을 빼앗아 경기 용인에서 이경우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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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의심 부부, 범행 제안 동의 후 조력까지 한 정황
코인 투자 실패 뒤 피해자와 갈등이 범행 동기된 듯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ㆍ살해 사건이 가상화폐(코인) 투자를 둘러싼 갈등 끝에 촉발된 청부살인으로 잠정 결론 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범행을 실행한 이경우(36)와 황대한(36), 연지호(30)를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미행에 가담했다 범행을 포기한 20대 이모씨도 강도예비 혐의에 따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범행 배후로 지목된 부부 중 남편 유모씨는 전날 구속했고, 부인 황모씨에 대해선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행 도구로 사용된 마취제를 건넨 혐의로 입건된 이경우의 아내를 포함하면 이번 사건 피의자는 총 7명이다.
범행 계획 세우고 주도한 이경우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A씨 납치ㆍ살해 계획을 세우고 주도한 인물은 이경우였다. 이경우는 “황대한에게 범행을 제안했고, 계획을 전달받은 유씨 부부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며 “범행 자금 명목으로 부부에게 지난해 9월에 7,0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실제 이 시기 유씨의 아내 황씨 계좌에서 현금 7,000만 원이 인출됐고 9월에 2,695만 원, 10월에 1,565만 원 등이 수백만 원씩 수차례 쪼개져 이경우 아내 계좌로 입금됐다. 이경우는 부부에게 받은 자금 중 1,320만 원을 황대한에게 전달했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대포폰을 구입하고 연지호와 이씨 등을 끌어들여 A씨 부부를 미행하며 기회를 엿봤다.
황대한과 연지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귀가하던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휴대폰 4대와 현금 50만 원 등이 든 가방을 빼앗아 경기 용인에서 이경우에게 전달했다. 이후 피해자 코인을 탈취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했다. 일당이 A씨를 납치한 직후 이경우는 유씨를 두 차례 만나 도피 자금으로 6,000만 원을 요구했다.
이경우는 이날 수서경찰서에서 호송차에 오르기 전 “진심으로 사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대한도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반면 연지호는 “황대한과 이경우가 협박하는 바람에 범행을 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본인이 직접 (살해)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범행 대가에 대해서도 “3억 원 정도 받기로 했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도 했다.
코인 폭락에 따른 원한 관계가 배경
납치ㆍ살해를 실행한 3인조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유씨 부부의 구체적인 역할과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일이 남았다.
경찰은 코인 투자 실패 후 A씨와의 원한 관계가 범행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유씨 부부와 피해자 모두 2020년 'P코인'에 투자했다 폭락해 큰 손실을 봤다. A씨와 이경우는 유씨 부부가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해 2021년 3월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호텔에 투숙하던 부부를 찾아가 코인 4억 원어치를 갈취하는 데 가담했다. 유씨 부부는 A씨가 갈취 사건을 주도했고 시세조종 혐의까지 자신들에게 덮어씌운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갈취 사건 이후 유씨 부부에게 사과하며 가까워진 이경우와 달리, 피해자와 유씨 부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유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유씨와 이경우가 범행 준비 단계부터 대포폰으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납치 직후 피해자 휴대폰으로 가상자산 갈취를 함께 시도한 점을 파악한 만큼, 혐의 입증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유씨 부부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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