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르’ 무너진 한화 불펜진의 희망, 2이닝 KK 깔끔했던 ‘아기 독수리’ 김기중 [MK대전]

‘아기 독수리’ 김기중의 깔끔했던 2이닝 호투. 분명 큰 울림을 줬다.

한화 이글스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 결국 시즌 첫 스윕 시리즈를 허용했다.

한화는 이번 SSG와의 홈 시리즈에서 반등했어야 했다. 지난 원정 5연전 중 우천 취소 1경기를 제외, 1승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그들이었다. SSG라는 강적을 상대로 안방에서 180도 다른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분명 전과 다른 시즌 출발을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결과는 전패였다.

‘아기 독수리’ 김기중의 깔끔했던 2이닝 호투. 분명 큰 울림을 줬다. 사진=한화 제공

결국 한화의 발목을 잡은 건 또 불펜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조차 “불펜진의 붕괴 없이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면 우리는 4승, 또는 5승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할 정도였다.

이날 전까지 한화 불펜에서 제 몫을 해낸 건 김범수와 강재민뿐이었다. 기대를 모은 윤산흠, 부활을 절실했던 장시환은 물론 주현상과 한승혁 등 대부분 불펜 투수가 쓰러졌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주현상을 대신해 8일 콜업된 좌완 김기중이 임팩트 있는 투구로 기대감을 높였다. 수베로 감독 역시 “최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팀에 많지 않은 좌완 투수이기도 하다”며 기대했다.

김기중은 SSG와의 최종전, 0-3으로 밀리고 있었던 6회 등판했고 7회까지 탈삼진 2개를 기록하며 단 한 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 투구를 펼쳤다.

6회 선두 타자 한유섬을 직구와 슬라이더를 고루 섞어 던지며 삼진 처리했다. 박성한은 뜬공, 전의산은 구위로 누르며 삼진을 빼앗았다.

7회에는 공 8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재원과 추신수, 최지훈을 뜬공과 땅볼로 처리하며 SSG의 상위 타선을 잠재웠다.

자칫 대패를 당할 수 있었던 한화였다. 3점을 내주는 과정이 좋지 않았고 타선 역시 커크 맥카티에게 완전히 봉쇄당하고 있었다. 좋지 못한 흐름을 바꾼 건 김기중이었고 그의 호투에 타선 역시 힘을 냈다. 물론 찾아온 기회를 놓치며 결국 1점도 내지 못했다.

한때 한화의 미래 선발로 평가받은 김기중이다. 지금 기준에선 김민우와 장민재, 문동주가 토종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어 잠시 밀려난 상황이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투구가 이어진다면 그에게도 분명 기회가 주어질 터. 어쩌면 김기중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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