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년] 여야 잠룡 전초전 된 22대 총선… 尹心 작용·李 행보 최대 관심사
1년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은 여야 잠룡들의 '1차 관문'이다. 총선 3년 후인 21대 대선에 앞서 국회의원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정치적 '몸집'을 키우는 정석이기 때문이다.
20대 대선에서 인물난을 겪은 국민의힘은 현재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복수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발판을 다지고 있어 22대 총선이 여권 잠룡 간의 탐색·전초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최대 악재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대표 주자인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무너지는지 기사회생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22대 총선도 '윤심(尹心)'이 좌우할까= 여권 잠룡으론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 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 대통령과 대권경쟁 직후 밀착 협력해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대선 단일화와 공동정부·합당 주역인 안철수 의원, 반윤(反윤석열) 노선의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꼽히며 총선 출마 여부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잠재적 주자로 최초의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지닌 오세훈 서울시장, 윤 대통령과 경선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홍준표 대구시장 등 현역 광역단체장들도 있다.
이들 중 내각에서 대야(對野) 공격수 역할을 해온 한 장관을 둘러싸고는 총선 등판론과 '선대위원장 러브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 비정치인이면서도 민주당의 이 대표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원 장관도 원내 재진입 도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 지역구 3선 의원과 재선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 장관은 국토부 장관으로 신(新)주류로 한층 주목받고 있다. 일산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출마로 외연을 넓히거나, 총선 무대를 뒤로하고 부동산 정책 성과에 집중할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안 의원은 당대표 경선 때 대통령실과 충돌하면서도 반윤과는 선을 그었는데,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4선 고지에 오를지 험지를 택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주류의 주축인 만큼 총선 등판 시나리오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우회냐 돌파냐= 민주당은 야권 최대 잠룡인 이 대표의 행보가 최대 변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22대 총선 직전 대표직에서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총선 공천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총선 역시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미 검찰로부터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성남시장 시절 민간 업자들에게 유리하도록 대장동 개발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직무상 비밀을 업자들에게 흘려 7886억원을 챙기게 한 혐의와 성남FC 구단주로서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천만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 성남시 소유 부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기업에 운영자금을 요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첫 재판 일정은 다음달 11일로 정해졌다. 만약 이 대표가 1심 재판에서 무혐의를 받게 된다면 총선의 위험요인을 상당부분 털어낼 수 있지만, 총선 전까지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계속 재판을 받으면서 진실공방 양상을 반복한다면 선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 비명계(비이재명계)가 이 대표에게 이른 바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가 현 지역구인 인천계양을에서 재선을 도전할지도 아직은 미정이다.
이 대표가 퇴진과 불출마를 결단한다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카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이 대표의 퇴진으로 '쇄신'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한 뒤 이 대표의 빈 공간을 안정감 있는 중진으로 채울 수 있는 까닭이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은 범위가 대단히 넓고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이재명 리더십은 사실상 붕괴됐다"며 "이 대표 체제를 길게 유지한다면 오히려 민주당 내분을 촉진해 집권당을 회생시키는 불쏘시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니 (민주당 내)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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