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에 시선 집중→견제 유도→홈스틸…'염갈량 연출' 드라마 '나올뻔' [잠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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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짜여진 각본 같은 명장면이 나올 뻔 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전날 9회말 끝내기 결승타로 LG의 3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드라마 같은 명장면'은 실패했다.
잘 친 타구, 멋진 수비, 실책에 가까운 상황, 여기에 홈을 밟은 주자가 '아까 그' 문성주였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부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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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말 그대로 짜여진 각본 같은 명장면이 나올 뻔 했다. 하지만 야구가 사람 마음 같지 않다.
9일 잠실구장.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2-2로 맞선 8회말.
특히 3연패 중이던 삼성에겐 4연패로 무너질지도 모를 갈림길이었다.
LG는 문성주의 안타와 김현수의 볼넷,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김민성의 내야 뜬공으로 2사가 됐다.
여기서 대타로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나섰다. 오스틴은 발뒤꿈치 통증(족저근막염)으로 대타로 뛰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오스틴은 전날 9회말 끝내기 결승타로 LG의 3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김민호 3루 주루코치가 2루주자 김현수의 리드를 조정해주는가 싶은 순간, 삼성 투수 우규민이 벼락같은 2루 견제에 나섰다. 김현수는 픽오프 플레이에 제대로 걸려 귀루가 힘든 상황.
이때 3루주자 문성주가 홈으로 스타트했다. 하지만 삼성 내야의 침착한 대처로 홈에서 아웃됐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실수가 아닌 LG 벤치의 작전이라고 확신했다. 2루주자의 리드폭을 늘려 2루 견제를 유도하고, 3루주자가 홈으로 파고든 전략이라는 것. 그는 "현대(유니콘스) 시절에 많이 해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거치면서도 화려한 작전야구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이 같은 제반 상황에 전날 끝내기 안타를 친 외국인 타자의 대타 기용까지 더해진 '짜여진 판'이었다. 타자에게 맡겨볼만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허를 찌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3루 주자 문성주의 리드폭이 너무 좁았고, 스타트까지 늦어 무위에 그쳤다.
박재홍-정민철 해설위원은 "정말 기발한 카드", "오스틴을 대타로 내고 이런 작전을 썼다는게 놀랍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드라마 같은 명장면'은 실패했다.
대신 또다른 드라마가 탄생했다. LG는 연장 10회말 1사 1,3루의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간판타자 김현수. 하지만 김현수는 1루 땅볼을 쳤고, 3루주자 박해민이 홈에서 아웃됐다. 절묘한 슬라이딩을 선보였지만, 세이프가 되기엔 한끝 모자랐다.
삼성 입장에선 안도의 한숨을 지을 법도 한 상황. 여기서 문보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1,2루를 가를법한 땅볼 타구를 또 1루수 오재일이 멋진 다이빙 캐치로 막아냈다.
하지만 1루 커버가 늦어져 타자가 살았고, 삼성 수비진이 어물거리는 사이 3루주자 문성주가 홈을 밟았다. 잘 친 타구, 멋진 수비, 실책에 가까운 상황, 여기에 홈을 밟은 주자가 '아까 그' 문성주였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부를만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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