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반년 넘게 계획…코인 노린 청부살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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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기자, 시작합니다.
강은아 사건팀장 나왔습니다.
[질문 1] 강 기자, 그동안 범행을 부인해 오던 이경우가 사실상 이번 강남 납치살인 사건을 계획하고 주도한 것이 드러난 건가요?
네, 그동안 이경우에게 범행 자금을 댄 '코인 부자' 유 씨 부부가 사건의 윗선으로 의심받아 왔었죠.
그런데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납치와 살인을 제안한 건 이경우였습니다.
범행 대상엔 피해자 여성 뿐만 아니라 그 남편도 포함됐었는데요.
하지만, 남편은 구속상태라 화를 면했습니다.
이경우가 범행을 제안한 건 지난해 6월로, 반 년 넘게 범행을 모의했고, 지난 1월부터 미행이 시작됩니다.
또 그 과정에서 유 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착수금 7천만 원을 건넨 것도 확인됐습니다.
[질문 2]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납치살인을 반 년 넘게 준비한 건가요?
네, 유씨 부부는 2020년 9월 사망한 피해자의 권유로 P코인에 1억 원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P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악연은 시작됩니다.
먼저 피해자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이 유 씨 부부가 머물던 호텔에 찾아가 감금, 폭행을 저지릅니다.
이 때 호텔에 몰려간 투자자 중 한 명이 바로 이경우였습니다.
그 때는 이경우가 피해자와 친했던 걸로 보이죠.
하지만 이경우는 이 사건 6개월 뒤 피해자를 배신하고, 유 씨 부부를 찾아가 용서를 구한 뒤, 한 배를 타게 됩니다.
[질문 3] 피해자를 직접 살해한 건 누구로 밝혀졌나요?
일단 황대한이 코인 이체를 위한 비밀번호를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지호는 "땅을 팠다"고 진술했는데요.
그래서 오늘 검찰로 송치될 때 취재진이 "피해자를 살해했느냐"고 묻자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일단 납치 후에 피해자 휴대전화 4대와 현금 50만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경기도 용인에서 이경우에게 전달합니다.
이후 둘은 피해자를 대청댐 인근으로 데려가 코인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했고, 동시에 이경우는 새벽 1시 용인시 호텔에서 유 씨를 만나 확보된 비밀번호를 이용해 코인 계좌를 열어봤지만 코인 확보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이경우는 같은 날 오후 2시, 유 씨를 다시 만나 황대한과 연지호의 도피 자금 6천만 원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유 씨는 "당장 그런 돈을 구할 수 없다"며 "배 편을 알아봐라"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4] 그런데, 이 과정에 이경우의 아내가 등장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이경우의 아내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마취제와 주사기를 몰래 빼돌려 남편 이경우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역할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쇼핑백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넣어 건네줬는데, 이를 유 씨의 아내인 황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경우는 이미 체포된 뒤였습니다.
사실상 증거인멸을 도운 건데, 이 과정에서 황 씨는 이경우 아내에게 전화로 "휴대폰을 없애라"고 지시했고, 이경우의 아내는 지시대로 본인의 휴대전화를 부수기도 했습니다.
[질문 5] 이번 사건, 돈을 노린 계획된 청부살인이었던 거네요.
오늘 피의자 중 1명인 연지호가 검찰로 송치되면서 "납치 살인 대가로 3억 좀 넘게 받는 걸로 돼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피해자가 갖고 있는 코인이 20억~30억 원쯤 된다고 보고, 그 걸 빼앗아 넘겨주면 성공 보수로 그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인지갑은 텅 비어 있었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들은 사체를 유기할 장소도 미리 파악해놨었고, 땅을 파기 위한 곡괭이 등 범행도구를 차에 싣고 갔습니다.
형법 제 31조는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살인을 사주한 피의자들도 살인죄과 같은 형량을 받게 됩니다.
아는기자, 강은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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