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

한수진 기자 2023. 4. 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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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웅 기억... 책임지는 일류보훈 실현”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이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보훈부 승격을 기반으로 일류보훈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홍기웅기자

 

경기남부보훈지청은 호국영령에 대한 보훈이 국가발전의 초석이라는 일념으로 오늘도 20만 경기지역 국가유공자들의 존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 취임한 한국성 지청장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보훈관서를 두루 거친 그는 과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호국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그들을 기억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가꾸는 게 우리 후손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2월27일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가보훈처는 1961년 군사호원청으로 출발해 1985년 국가보훈처가 됐으나, 독자적인 부령 발령권이 없는 등 불안정한 입지로 인해 보훈가족의 입장을 대변하고 일관된 보훈정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올해 6월 국가보훈부가 출범하면 독자적인 부령을 발령할 수 있게 되는 등 권한과 기능이 대폭 강화되며, 유관부처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협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한층 더 두터운 보훈을 실현해 내겠다는 한 지청장을 만나 지난 2개월의 소회와 경기남부보훈지청의 올해 사업계획 및 목표를 들어봤다.

Q 경기남부보훈지청장으로 부임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소감과 경기남부보훈지청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경기남부보훈지청은 국가보훈처 소속기관으로 수원특례시를 포함해 과천, 시흥, 안양, 군포, 의왕, 안산, 화성,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권에 위치한 10개 시에 거주하는 6만여가구, 20만여명의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예우하는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1987년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가보훈처 본부, 울산, 경남동부, 경기북부 등 전국의 많은 보훈관서에서 근무해 봤지만, 경기남부보훈지청이 있는 수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처럼 틈틈이 보훈가족들을 만나 현장을 직접 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이 ‘더 나아졌다’, ‘확실히 변했다’, ‘이전보다 더 좋은 보훈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자긍심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경기지역에는 독립유공자 등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많다. 경기지역에는 이런 분들이 얼마나 되나?

A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는 총 19만4천886명이며, 유가족까지 포함한다면 78만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전국에 총 83만명의 국가유공자가 있는데, 그중 25%가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지역의 보훈관서는 보다 촘촘한 지원을 위해 경기남부를 비롯해 경기 북부(의정부, 동두천, 구리, 고양, 남양주, 파주, 포천, 양주, 연천, 가평, 양평 등 11개 시·군)와 지난 2017년 분청된 경기동부(용인, 성남, 광주, 하남, 안성, 이천, 여주 등 7개 시) 등 3곳에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을 예우 및 지원하고 있다.

Q 이들을 위한 보훈 서비스와 효율적 해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이 영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상금 및 수당이 5.5% 인상됐다. 과거 5년 동안의 평균 인상률이 4.3%인 것을 감안하면 역대 정부 최고의 인상률이다.

이와 함께 시·군별로도 자체적으로 보훈수당과 참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경기 남부 10개 시만 보더라도 보훈수당이 각기 달라 문제점으로 제기되곤 했다. 이번 국가보훈부 승격을 발판 삼아 이러한 지역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국가와 지자체 간 보훈·참전수당에 대해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경기지역의 보훈가족들이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형평성 있는 예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경기남부보훈지청은 중·고·대학교육부터 의료와 재가복지 서비스, 국립묘지 안장 등 국가유공자를 전반적으로 예우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복지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의료 서비스 지원이다. 전국에는 6개 보훈병원이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은 국가유공자들은 보훈병원을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훈 의료 서비스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전국 600여개의 위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위탁병원 100여개를 추가로 지정해 근접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인 질환, 중증 외상,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보훈 특화 질환에 대한 진료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거점 국립대병원, 군·경찰·소방병원 등 공공병원과 임상·연구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A 올해 7월27일은 남과 북의 끊임없는 총성을 1천129일 만에 멈추게 한 ‘정전협정 70주년’이다. 보훈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상징적인 기념일인 만큼 경기남부보훈지청은 의미있는 정전 7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해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국가를 위한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국민들과 미래세대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바로 현장에서 소통하며 보훈문화를 확산하는 것에 방점을 둔 ‘보훈문화제’다. 독립·호국·민주라는 세 가지 큰 주제를 가지고 국민과 미래세대가 보훈의 가치를 다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독립’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역사와 영화를 접목해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 독립의식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국민 및 미래세대의 참여와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22개 유엔참전국과 유엔참전용사를 주제로 감동과 재미를 접목한 ‘호국’ 관련 자체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음악회를 개최해 유엔참전국의 미래세대들과 우리나라 미래세대들이 함께 정전 7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려고 한다. 이와 함께 지역 내 10개 시에 위치한 학교를 대상으로 퀴즈대회를 개최해 미래세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대한민국 ‘민주’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민주 래퍼’ 경연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등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최고, 최상의 예우로 보답한다는 ‘보훈’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통합의 힘이며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있었기에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에서 지금 우리가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분들의 숭고한 애국심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보훈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호국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현재 남겨진 가족을 포근하게 보듬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고, 더욱 자유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꿔 미래세대에 물려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경기남부보훈지청은 더 큰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존중하고 기억해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실현하겠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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