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납치·살해' 배후 의심 부부도 신상공개 검토"[일문일답]
기사내용 요약
"이경우, 유씨 부부에게 범행 제안 후 7000만원 받아"
"유씨 부부, 피해자와 사이 안 좋았고 민사소송 진행 중"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강남 납치·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배후로 의심 받는 일명 '재력가 부부' 유모씨와 황모씨에 대해서도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백남익 서울 수서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경우는 지난해 9월께 유씨 부부에게 범행을 제안했고 이들의 동의를 받은 후 7000만원을 받아 범행을 했다고 자백하고 있다"며 "(유씨 부부의) 구속 여부를 본 후 다음 주 초께 신상공개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서경찰서는 강도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와 강도예비 혐의를 받는 공범 20대 남성 이모씨를 구속 송치했다. 아울러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남편 유씨에 이어 부인 황씨도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 부부는 이경우 등에게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살해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다음은 백 서장과의 일문일답.
-이경우는 어떤 내용을 자백했나.
"이경우는 '황대한과 함께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계획을 공범인 유씨와 황씨에게 제안했다. 이경우는 유씨 부부로부터 동의를 받은 후 범행 자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실제 황대한, 연지호는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했다. 이경우는 이 과정에서 유씨의 도움을 받아 피해자의 코인 내역 등을 확인하려 했다는 등의 범행 전반을 자백했다. 또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등은 '이번 범행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애초 피해자와 피해자 남편이 주로 함께 동행했기에 두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계획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유씨 부부를 공범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
"유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2021년 9월께 4000만원을 빌려줬다며 차용증을 제출했고, 이경우도 금전적 어려움으로 황씨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공동감금 등 사건에 대해 사실대로 말한 것이 고맙다며 황씨가 3500만원을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래는 범행 1년 전 이뤄진 것으로 이것으로 공범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다."
"범행자금 7000만원을 받았다는 지난해 9월 시점에 황씨 계좌에서 70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됐고, 같은 달 이경우의 아내 계좌에 현금 2695만원, 10~12월 사이 1565만원의 현금이 각각 수백만원씩 반복적으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 외에도 이경우와 유씨가 범행 시 대포폰을 사용했고, 유씨가 호텔에서 이경우와 함께 피해자 휴대폰으로 코인 소유 여부를 조회하려고 시도한 사실 등 공범으로 볼 수 있는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했다."
-황대한, 연지호는 유씨 부부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지.
"황대한은 지난해 10월20일께 이경우를 통해 유씨를 소개 받아 한번 본 적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연지호는 이경우와 황대한에게서 유씨 부부가 범행에 관련됐다는 사실에 대해선 들었으나 (유씨 부부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에서 밝혀진 유씨 부부의 범행 동기는.
"이경우의 진술에 따르면 유씨 부부는 지난 2020년 10월께 피해자를 통해 P코인에 1억원 상당을 투자하고, (P코인의) 홍보 마케팅 등에 관여했다. 유씨 부부는 '코인 시세 하락 책임이 유씨 부부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배후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또 지난 2021년 3월께 (P코인) 투자자들이 유씨 부부가 투숙하고 있던 강남 소재 호텔에 침입해 이들을 감금·폭행하고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빼앗은 일이 있었는데, 유씨 부부는 이 일이 피해자의 주장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유씨 부부는 피해자를 통해 (P코인에) 1억원 상당을 투자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코인을 지급 받지 못했고, 이 문제가 피해자와의 민형사 사건으로 이어지면서 피해자와 감정 대립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씨 부부도 이같은 사실관계로 피해자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피해자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유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4000만원을 준 이후 범행까지 통화한 횟수와 내용은.
"이경우와 유씨 부부는 최근 수차례 통화를 했으나 공범과 증거 관련 부분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경우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가 자백을 하게 됐는데 왜 마음이 바뀌었는지.
"이경우가 범행을 부인하다가 자백한 것은 본인의 심경 (변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 우리 경찰의 수사 기법, 제시하는 증거들 때문에 더 이상 범행을 숨겨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유씨와 황씨는 여전히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입장인지.
"유씨 부부 모두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납치에 사용된 주사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경우의 아내도 공범으로 입건할 건지.
"이경우의 아내는 범행에 이용된 마취제를 병원에서 몰래 가지고 나와 이경우에게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경우의 아내를 우선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그가 마취제를 이경우에게 건넨 경위, 이유 등 이번 범행에 가담한 정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추가 배후 혹은 공범이 더 있다는 진술이나 정황은 없는지.
"현재까지 추가 배후 및 공범에 대한 진술은 없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해 나가겠다."
-유씨 부부에 대한 신상공개도 검토 중인지.
"현재 (유씨 부부의) 구속 여부를 본 후 신상공개에 대해 검토를 할 것이다. 오늘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기 때문에 이들 부부의 구속 여부를 본 후 다음 주 초쯤에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
-검찰 호송 과정에서 연지호가 범행 대가로 3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경찰 진술 조사 과정에서 나온 건 없다. 다만 황대한은 범행 전에 피해자가 한 20~30억원 정도 있지 않을까 예상했었다고 한다. 이후 코인을 뺏어 현금화하면 본인이 5억원 정도를 받는 걸로 예상했고, 그걸 받게 되면 똑같이 나눌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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