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부부·이경우 금전거래… ‘청부살인’ 방점

박유빈 2023. 4. 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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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강남 납치·살인' 사건이 코인 투자를 둘러싼 청부살인 사건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배후로 의심받는 유모씨 부부와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 사이에 구체적 범행 계획을 공모한 정황이 나왔다.

이경우는 지난해 9월 먼저 유씨 부부를 찾아가 A씨가 소유한 코인을 빼앗고, 이를 현금화하는 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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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공범 등 4명 檢 구속송치
주범 이경우 “고인·유족에 죄송”
‘배후 의혹’ 황씨 구속영장 신청
‘40대 여성 강남 납치·살인’ 사건이 코인 투자를 둘러싼 청부살인 사건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배후로 의심받는 유모씨 부부와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 사이에 구체적 범행 계획을 공모한 정황이 나왔다. 유씨 부부는 착수금 2000만원을 포함해 총 7000만원을 이경우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우의 부인까지 입건되면서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는 7명으로 늘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강남 납치·살해’ 사건 3인조인 이경우(왼쪽부터)·황대한·연지호가 9일 검찰에 송치되기 전 포승줄에 묶인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초반 미행에 가담한 20대 이모씨 등 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송치했다. 이경우는 경찰서를 나가며 ‘황씨, 유씨 부부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느냐’는 질문에 “고인이 되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아들, 좋은 사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48)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에 유기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이경우가 범행 계획을 짜고 황대한과 연지호가 직접 납치·살인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검거된 뒤 혐의를 부인하던 이경우가 최근 범행을 자백하며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3인방은 범행을 약 6개월간 준비했다. 이경우는 ‘P코인’ 등 코인 투자 과정에서 손실을 본 뒤 A씨를 포함한 투자자들과 함께 2021년 3월 유씨 부부가 투숙하던 강남구 호텔에 침입해 이 부부를 협박하고 1억9000만원 상당 코인을 빼앗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후 생활고를 겪으며 그해 9월 용서를 구하고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공갈 사건 이후 유씨 부부와 A씨 간 감정적인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경우는 소송에 필요한 정보를 유씨 부부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이경우는 지난해 9월 먼저 유씨 부부를 찾아가 A씨가 소유한 코인을 빼앗고, 이를 현금화하는 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에 걸쳐 범행을 준비하며 마취제 등 범행 도구를 마련하고, 사전에 사체를 유기할 장소까지 정해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경우가 이런 계획을 유씨 부부에게 모의하자 유씨 부부 또한 ‘코인 현금화를 돕겠다’며 착수금 등 총 7000만원을 이경우에게 지급했다. 이 돈은 지난해 9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경우 아내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유씨 부부는 A씨와 감정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범행과 관련된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남편 유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하고 아내 황씨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범행 도구로 사용된 마취제와 주사기는 이경우 아내가 병원에서 빼돌린 것을 확인해 이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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