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재고 30조’ 세계 1위의 자신감 분석… 업황 개선 주목
25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인정
DS부문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
경쟁사들 추가 감산 가능성도
증권사 “감산, 감사” 목표가 상향
日언론선 “수요 확대 어려울 것”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전년 대비 95.8% 감소한 6000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9일 증권사들은 지난 7일 6만5000원에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를 8만원대로 상향하며 업황 개선 예측을 쏟아냈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5.1% 점유율(트렌드포스)을 차지하며 세계 1위를 수성해온 삼성전자가 감산에 돌입하면, 시장 내 D램·낸드(NAND)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20%, 낸드는 10∼15% 하락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들도 삼성전자의 감산을 환영할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랐다. 실제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32% 상승한 8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 인정한 것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미 진행 중인 설비 재배치 등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 등 ‘기술적 감산’ 외에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는 인위적 감산에 나선 것이다.
감산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DS)부문의 실적 악화다.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DS부문 분기 적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DS부문의 실적 악화요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라 PC, 태블릿 단말기 등의 특수가 사라지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을 꼽았다. 신문은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교체 움직임이 둔화한 데다 미국 정보통신 대기업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급속히 줄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쌓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DS부문 재고는 29조576억원으로 전년의 16조4551억원 대비 76.6%(12조6025억원) 급증했다.
생산라인 둘러보는 추경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7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왼쪽)에게 반도체 생산 공정을 물어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감산 효과는 2분기를 넘어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IT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2분기에 바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예측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0억대로 1분기 잠정치보다 낮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소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와 달리 침체한 시장을 회복시킬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문은 “전기차가 성장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도 대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확대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데이터 용량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디지털 제품 시장이 이미 성숙해 수요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강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인 삼성전자조차 적자에 빠지는 불황기를 맞아 업계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각국 정부가 관련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과거 불황기만큼의 재편이 어렵다는 견해를 소개했다.
이동수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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