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의 시작과 끝…코인투자→폭락→원한→비극적 결말
기사내용 요약
피해자-유씨 부부, P코인 폭락 뒤 갈등
이경우, 부부 쪽 돌아서…"7천만원 받아"
납치 뒤 2번 만나…"코인 계좌 접근 시도"
경찰 "소송 거치며 감정의 골 깊어진 듯"
[서울=뉴시스]정진형 박광온 기자 = "이경우는 P코인(가상화폐)이 폭락한 뒤 더이상 그쪽(피해자)에 있으면 자신의 생계 문제가, 미래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유씨 부부에게 찾아갔다."
경찰 조사 결과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범행 동기는 결국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엮힌 복잡한 금전문제와 원한관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피해자 A씨와 행동을 같이하며 일명 '재력가 부부'와 대립하던 이경우(36)가 부부 쪽으로 돌아선 뒤 범행을 제안했고, 유모·황모씨 부부가 호응해 범행자금조로 수천만원을 지원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피해자-유씨 부부, P코인 투자로 인연…폭락 뒤 갈취 사건 등 충돌"
유씨 부부는 2020년 9월께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A씨의 권유로 가상화폐(가상자산) P코인에 투자했고, 자신들도 이 코인의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유씨 부부는 A씨를 통해 1억원 상당의 P코인을 구매했으며, 블록딜 방식으로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1월께부터 P코인이 폭락을 거듭하며 사이가 틀어졌고, 서로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전을 벌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나아가 A씨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그해 3월께 유씨 부부가 묵던 강남구 한 호텔로 침입해 금품을 빼앗았다고 경찰은 전다.
이때 A씨와 행동을 같이 한 것이 이경우였다. 그도 9000만원을 투자해 8000만원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우는 A씨가 운영하는 코인 관련 업체에 취업을 하고, 두 차례에 걸쳐 총 2000만원의 금전적 지원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던 이경우는 그해 9월께 돌연 유씨 부부를 찾아가 호텔 감금 사건을 사과하는 등 부부 쪽으로 편을 바꿨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경우, 부부 쪽 돌아선 뒤 먼저 범행 제안…"7000만원 지원 받아"
백남익 서울 수서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경우가 공범 유씨 부부에게 황대한과 함께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계획을 제안했다"며 "부부로부터 동의를 받은 뒤 범행자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지급 받았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경우는 지난해 6월 친구인 황대한(36)과 연락이 닿은 뒤 그해 7~8월께에 그에게 A씨 직업과 재산, 유씨 부부와의 갈등 관계를 설명하면서 범행 계획을 모의했다.
이후 이경우는 다음 달인 9월께 유씨 부부를 만나 범행을 제안했고, 이 부부는 "피해자가 코인 몇십억 정도가 있을 것이다. 일을 잘 해보자. 우리가 옆에서 코인을 옮기는 것과 현금 세탁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동의했다고 한다.
유씨 부부는 착수금 2000만원을 포함해 총 7000만원을 이경우에게 줬고, 이경우는 이중 일부인 1320만원을 황대한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재작년 9월 이경우가 유씨 부부로부터 받은 4000만원이 착수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유씨 부부는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돈이라고 교사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후에 추가로 금전을 주고받은 내역이 제시된 것이다.
납치 직후 경기 용인서 2차례 만나…"피해자 코인 계좌 접근 시도"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로 귀가하던 A씨를 차량에 강제로 태운 황대한, 연지호(30)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4대와 현금 5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았았다.
이후 경기 용인시로 이동해 이경우에게 휴대전화와 가방을 전달했고, 이경우는 30일 새벽 1시께 용인 소재 한 호텔 객실에서 유씨를 만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여기서 유씨가 황대한이 전달한 A씨의 코인 계좌 비밀번호로 계좌를 확인했지만 실패했고, 황대한과 연지호가 처음 범행을 공모한 대로 A씨를 살해해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이경우와 유씨와 통화하고 같은 호텔 객실에 있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도 경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그날 오후 2시께 이경우는 유씨와 모처에서 한차례 더 만나 황대한과 연지호의 도피 자금으로 각 3000만원씩 6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서장은 "이경우는 두 사람이 쫓기고 있으니 6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며 "유씨는 '당장 그렇게 구할 돈이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고, '배를 알아보라'고도 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경찰 "소송 거치며 감정의 골 깊어진 듯"…부부 신상공개 검토 중
백 서장은 유씨 부부가 A씨에 대한 개인적 원한으로 범행을 교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부부의 진술도 들어봐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당시 호텔 납치 감금 사건 등으로 인해 (서로) 감정이 있었고, 이후 민형사소송이 진행되면서 그 골이 깊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오늘 신청했다"며 "두 부부의 구속 여부를 보고 다음 주 초쯤에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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