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짓고 2년 뒤 폐업한 설계사…국내 대형 교량·공사 설계 도맡아

이상휼 기자 최대호 기자 2023. 4. 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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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정자교의 설계는 당시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삼우기술단이 맡았는데, 이 업체는 정자교를 1993년 설계하고 두 해 뒤인 1995년 자금난으로 폐업했다.

삼우기술단이 지은 정자교의 주된 붕괴 원인은 보행로에 지지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원인으로 지목됐다.

행정당국은 탄천 위를 가로지르는 20개 교량 중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교량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20개 전체 교량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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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기술단, 방만 경영 등으로 1995년 폐업
경찰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3.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성남=뉴스1) 이상휼 최대호 기자 =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정자교의 설계는 당시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삼우기술단이 맡았는데, 이 업체는 정자교를 1993년 설계하고 두 해 뒤인 1995년 자금난으로 폐업했다.

삼우기술단은 광안대교, 서해대교, 올림픽대교의 설계도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78년 종합건설용역업체로 출범한 삼우기술단은 중앙고속도로, 해운대 신시가지 조성사업 등 전국의 대형공사의 설계와 감리를 수행했으며 당시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선봉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1995년 주거래은행으로부터 7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결국 폐업했다.

방만한 경영, 자회사의 경영 악화, 중국 투자 등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자금난을 겪다가 일어난 폐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우기술단이 지은 정자교의 주된 붕괴 원인은 보행로에 지지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우기술단은 '캔틸레버'(cantilever, 보1개의 다리) 형식으로 정자교를 지었다.

캔틸레버 형식의 보도교란 한쪽 끝은 교량에 부착돼 있지만 반대 쪽 끝은 밑에서 하중을 받치지 않은 채 설치된 보도교를 말한다. 차도 아래에만 교각이 있고 보행로에는 지지대가 없다.

정자교의 보행로가 붕괴하면서 보행자들이 탄천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이 같은 건축 방식이 붕괴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행정당국은 탄천 위를 가로지르는 20개 교량 중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교량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20개 전체 교량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공법으로 건설된 16개 교량을 대상으로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물(잭서포트)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앞서 지난 6일 분당신도시 내 교량에 대한 긴급안전점검 현장에서 "한 16개 정도가 교량에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서 항시 그런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7일 성남시청과 분당구청, 교량 점검 관련 업체 5곳 등 모두 7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정자교의 유지 및 안전 점검, 보수 공사 진행 사항 등과 관련한 자료를 포괄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오전 9시45분쯤 탄천 정자교가 붕괴하면서 걸어가던 2명이 추락했다. 이로 인해 40대 여성 A씨가 숨지고, 20대 남성 B씨는 중상을 당해 치료 받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3.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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