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잘 이끌어달라"…이재명 "그렇게 하겠다"
미국 체류 도중 장인상을 당해 일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오늘(9일) 이재명 대표의 조문을 받고 덕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마치고 이 전 대표가 미국으로 떠난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처음입니다.
당내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계파 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대선 경선 맞수였던 두 사람이 만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지만, 현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안부만 주고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오후 서울 강남구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약 20분 동안 조문했습니다.
이 대표가 "미국에서 강연한 내용이 참 좋으시더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 전 대표는 "4월에 남북통일과 평화에 대한 대안 등을 담은 책을 내고, 6월 독일 베를린에 가서 특강을 한 뒤 귀국한다"며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하고 안부를 주고받았다고 동석했던 이병훈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습니다.
이후 "당을 잘 이끌어달라"는 이 전 대표 말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의원은 "순수한 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며 "부활절이다 보니 예배를 마치고 오는 분들이 많아 문상이 밀려 있어 배려 차원에서 이 대표가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습니다.
빈소 주변에서는 일부 지지자의 소란이 벌어져 여전한 당내 긴장감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대표가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한 중년 남성은 "'개딸'들을 시켜 이낙연 출당 조치 요구시킨 사람이 여기 어떻게 오느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당내 반이재명 성향 지지자들이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특별히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바깥 상황을 모르고, 이 대표는 담담히 털고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제부터 이틀간 빈소에는 계파를 망라한 당 인사들 조문이 줄을 이었습니다.
대선 경선 당시 이 전 대표를 도와 친이낙연· 비명계로 분류되는 설훈 홍영표 전혜숙 이병훈 윤영찬 신동근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습니다.
또 정성호 우원식 조정식 서영교 의원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친명 성향 정치인들도 줄지어 조문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등 여권 인사들도 방문했습니다.
하나같이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은 "장례식장에서 무슨 정치 현안과 관련한 언급을 하겠느냐"고 선을 그었고, 지도부 소속 의원들도 계파와 무관한 개별적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 역시 구체적인 당내 상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일부 조문객이 '당이 어려우니 원로로서 역할을 하셔야 한다'는 말을 건넸고, 이 전 대표도 대외환경 등 나라 안팎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야당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참석자는 "이 전 대표가 '나라가 굉장히 위기에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조문 후 이 전 대표가 "세계정세가 우리나라에 아주 불리한 형국으로 큰 위기인데 여야 모두 위기의식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가 완전히 귀국하는 6월 이후에는 그간 연구한 대외전략 등을 중심으로 현실 정치에 관여하는 발언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전 대표는 장례를 마친 뒤에도 약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이 기간 친분 있는 의원들과 모임을 가질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아는 사람들과 간단히 식사하는 정도이지, 집단으로 뭘 할 것 같지는 않다"며 "본인이 역할이 있더라도 어떤 계기가 있어야지, 의도적으로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소환욱 기자cowbo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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