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이경우가 먼저 제안”…이경우 부인도 입건

피해자 A 씨와 그의 남편도 타깃
이경우 범행 자백…‘재력가 부부’는 혐의 전면 부인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9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투자금을 노린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배후로 의심받는 일명 ‘재력가 부부’와 납치 과정에서 쓰인 마취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경우(36)의 부인까지 총 7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주범 이경우가 유모·황모 씨 부부에게 피해자 A 씨와 그의 남편의 납치·살인을 제안했고, 부부가 2022년 9월 착수금 2000만원 등 총 7000만 원을 지급하면서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일 구속된 유 씨에 이어 이날 부인 황 씨에게도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경우와 유 씨 부부가 A 씨 부부를 살해하고 가상화폐를 빼앗아 현금으로 세탁하는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경우의 부인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이경우의 부인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주사기와 마취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와 범행에 가담했다가 중도 이탈한 20대 남성 이모 씨를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이경우는 유 씨 부부에게 받은 자금 가운데 1320만 원을 대학 동창인 황대한에게 주며 A 씨 납치·살인을 제안했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대포폰을 구입, 연지호와 20대 이 씨 등 공범을 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경우는 최근 경찰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러나 유 씨 부부는 재작년인 2021년 9월 이경우에게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려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