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돼"… 재보선 참패·잇단 실언에 군기잡는 김기현

권준영 2023. 4. 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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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특유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면모가 '매운맛'으로 180도 바뀌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이 '매운맛'으로 바뀐 것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최근 김 대표가 '당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당 공천심사제도에 관한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 기자들 앞에서 "헛소리 떠든 놈", "어디다 대고 함부로 작문하나" 등으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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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악화탓 내년 총선 위기감
180도 태도 바꿔 연일 경고장
"지위고하 막론 권한 엄격 행사"
리더십 한계 극복 의지 분석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사 출신 특유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면모가 '매운맛'으로 180도 바뀌었다. 지난 5일 치러진 재보선 참패 쇼크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실언 릴레이', 소속 지자체장들의 헛발질 등으로 인해 여론이 악화하자,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재원 수석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실언 논란이 불거지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9일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대선, 지방선거 연승 이후 1년 가까이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지 않으면서 느슨해진 지역 조직부터 다잡아야 당이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전주을 선거 지원에 나섰던 김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시·도당 조직이 완전히 망가졌다. 이대로는 총선을 못 치른다"며 시도당 조직의 전면 쇄신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오는 1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후 첫 전국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도 조직 쇄신과 기강 확립을 위한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상반기 중 전국의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준비 중이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세포 조직'으로 불리는 당협을 재정비하고 당무감사 결과를 총선 공천의 평가 지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김 대표는 당정 지지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 리스크' 차단에도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실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을 공개 경고한 데 이어, 김진태 강원지사가 산불 상황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이 '매운맛'으로 바뀐 것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친윤계의 전폭적 지원으로 당 대표가 된 데 따른 '리더십 한계'를 절감하고 스스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김 대표가 '당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당 공천심사제도에 관한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 기자들 앞에서 "헛소리 떠든 놈", "어디다 대고 함부로 작문하나" 등으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원을 부끄럽게 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더 엄격히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윤리위원회를 조속하게 구성하고 규율을 만들어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물의를 빚으면 자격 평가 시에 벌점을 매기겠다"고 강력 경고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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