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의 베이가를 풀어?"…T1, 3세트 잡아내고 벼랑 끝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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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본명 이상혁) 선수가 '베이가' 픽의 이유를 보여줬다.
구마유시(본명 이민형) 선수를 저지하기 위해 젠지는 바텀 라인에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바론을 획득하기 위해 선회한 젠지 선수들 옆에 페이커 선수가 바짝 붙었다.
바텀 포탑 2차 상황에서 딜라이트(본명 유환중) 선수를 끊어내고 그대로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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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세트 2연패 이후 1승 적립…분위기 반전 노린다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페이커(본명 이상혁) 선수가 '베이가' 픽의 이유를 보여줬다. 젠지e스포츠는 전날 KT롤스터와의 경기에서 4세트 내내 베이가 챔피언을 금지했다. 이날 1세트에서 베이가를 쥐어주고도 승리했던 젠지는 3세트, 다시 페이커에게 베이가를 허락했다. 결과는 3세트 패배였다.
9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2023' 결승전이 개최됐다. 지난해 2022 서머 시즌에서 맞붙은 이후 T1과 젠지e스포츠가 결승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당시엔 젠지가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3세트 초반까지는 젠지가 지난해 여름을 재연할 것으로 보였다. 1·2경기 경기 흐름과 유사하게 흘러갔다. 도란(본명 최현준)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살아나가면, 빈 자리를 피넛(본명 한왕호) 선수와 쵸비(본명 정지훈) 선수가 메꿨다.
상대 제우스(본명 최우제) 선수가 도란 선수를 추격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면 덮쳐 데스를 선사하는 식이다. 그렇게 게임 초반 퍼스트 블러드(게임 중 가장 먼저 죽는 것)를 쵸비 선수에게 헌납했다. 쵸비 선수의 리산드라가 무럭무럭 커갈수록, 3세트 역시 젠지에게 기우는 것으로 보였다.
페이커 선수의 베이가는 계속해서 변수를 만들어냈다. 베이가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이유는 다양하다. 스택형 챔피언(적 챔피언에게 스킬을 적중시킬 때마다 주문력이 증가)이기 때문에. 정글과 미드가 손잡고 사냥하려 해도 '사건의 지평선' 스킬로 방어하기 쉬워서. 반면 원거리 딜러와 같은 상대 팀의 물몸은 잡기가 쉬워서 등이다.
교전 시에도 베이가의 스킬이 모두 소모된 걸 확인하고 들어가야 하는터라, 대형 경기에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베이가를 금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징적인 장면은 8분께 나왔다. 구마유시(본명 이민형) 선수를 저지하기 위해 젠지는 바텀 라인에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쵸비 선수와 피넛 선수까지 불러 구마유시 선수의 징크스를 빠르게 사냥했다. 추가적인 킬을 위해 조금 더 앞으로 나온 상황, 페이커 선수가 바텀 라인에 등장했다.
페이커 선수의 판단은 빨랐다. 점멸을 즉각 활용해 거리를 좁혔고, 가능한 한 많은 챔피언을 '사건의 지평선' 안에 가뒀다. 제우스 선수의 사이온을 불러 지평선 안 챔피언들에게 CC기(군중제어기)를 명중시키자 페이즈(본명 김수환) 선수는 속절없이 데스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팀의 패배 흐름을 멈추기도 했다. 깜짝 킬로 구마유시 선수의 징크스가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역시 성장이 잘 이뤄진 쵸비 선수와 피넛 선수에게 속절없이 죽어나갔다.
용 둥지 앞에서 교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 시야를 잡기 위해 앞으로 나온 도란 선수에게 '사건의 지평선'을 다시 한번 적중시켰다. 3용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흐름을 한번 끊었고, 장로 용이 등장하는 타이밍을 미뤄 성장 시간을 벌었다.
22분께에도 위기 상황을 다시 한번 틀어막았다. 바론 둥지 앞에서 대치하고 있던 중 케리아(본명 류민석) 선수가 상대에게 물려 그대로 끊겼다. 바론을 획득하기 위해 선회한 젠지 선수들 옆에 페이커 선수가 바짝 붙었다. '사건의 지평선'을 사용할 듯 말듯 대치하던 끝에 시선이 분산됐고, 그대로 오너(본명 문현준) 선수가 뛰어들어가며 바론을 빼앗았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건의 지평선'이 활약했다. 바텀 포탑 2차 상황에서 딜라이트(본명 유환중) 선수를 끊어내고 그대로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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