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AI, 산업에 맞게 튜닝해드립니다"
이미지 생성 AI '스포키' 기업용 서비스 준비
일본, 동남아 등 올해 글로벌 시장 노크
상반기 내 시리즈B 펀딩…"더 많은 인력 채용할 것"
“정글 같은 스타트업 필드(field)에서 ‘왕(라이언)’으로 살아남고, ‘로켓’처럼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겠다”. 5년 차 생성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의 사명은 그런 뜻에서 지어졌다.
라이언로켓이 올해 ‘더 넓은 정글’ 속으로 뛰어든다. 정승환(32)라이언로켓 대표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성 AI 스타트업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라이언로켓은 정 대표가 한양대학교 재학 시절인 2019년 친구 둘(박준영 이사, 문형준 이사)과 차린 회사다. 시각장애인 어린이가 동화책을 보기 어려운 현실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본 것이 계기였다. 정 대표는 “(당시) 오디오북을 만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 문제였다”며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음성 생성 AI 기술을 갖고 있다면 10만권, 100만권의 동화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미지 생성AI, 60대 자영업자도 재밌게 써”
현재 라이언로켓이 오디오북만 제작하는 건 아니다. 지금은 AI로 가상 얼굴을 만들어주는 ‘베리미’, 이미지 생성 AI ‘스포키’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 등의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베리미는 앱에 접속한 뒤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AI로 내 얼굴 데이터와 합성된 다양한 버전의 가상 얼굴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하나를 골라 ‘부캐’처럼 쓸 수 있다. 단 하나의 사진만으로 초고화질의 가상 얼굴을 만들어 주는 게 이 서비스의 차별점이다. 정 대표는 “가상얼굴로 틱톡,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고, 얼굴을 공개하기 싫어하는 소상공인들도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스포키의 경우 지난 3월초 출시된 후 일주일 만에 15만개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며 인기를 얻었다. 다른 이용자의 프롬프트(AI에 입력하는 명령어)를 공유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쉽다. 정 대표도 “스포키 이용자들을 위한 오픈 카톡방이 있는데 60대 자영업자 분도 너무 재밌게 쓰고 계셔서 신기하고 인상 깊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달 23일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서올 도심 한복판을 활보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스포키에선 하루 만에 세로를 패러디한 1200여 장의 이미지가 생성되기도 했다. 그는 “생성AI가 이미 일상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고급 기능을 추가한 스포키 유료 버전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 인테리어 등 산업 분야별 초거대AI 서비스
그는 스포키를 교육, 인테리어 등 특정 산업 분야에 특화된 기업용(B2B) 서비스로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다. 정 대표는 “실제 (스포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보니 인테리어에 특화된 이미지 등 산업별로 특화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있더라”며 “초거대 AI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니라 파인튜닝(Fine-tuning)을 통해 산업별로 특화된 B2B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했다.
파인튜닝은 쉽게 말해 특정 목적에 맞게 초거대 AI를 추가 학습시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초거대 AI가 수능 만점자라고 하면 이 학생을 미대로 보낼지, 음대로 보낼지, 박사(학위)를 따게 할지가 파인튜닝”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초거대 AI를 각 산업에 맞게 파인튜닝하는 게 라이언로켓의 원천 기술이라는 것이다.
그는 “초거대 AI가 주목받기 전부터 생성 AI에 특화된 데이터 클렌징, 연구 시스템 등을 다져왔다”며 “이 이미지가 어떤 이미지인지, 생성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라벨링하는 것을 우리는 더 빠르게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언로켓은 일본,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베리미는 한국과 문화가 비슷한 일본, 동남아를 겨냥하고 있다”며 “원하는 이미지를 바로 얻을 수 있는 스포키도 고도화시켜 글로벌 기업들의 니즈를 충족하며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 혹한기를 맞고 있지만, 라이언로켓은 추가 투자 유치도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상반기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라며 “확보한 자금은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언로켓은 지난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의 제홍모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기도 했다. 시리즈A 투자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77억원이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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