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자문서 컨설팅까지 전천후···업계 플레이메이커 될 것"
이젠 합병 등으로 몸집 불리기 보단
시장 평판·고객 신뢰도 향상에 집중
작년부터 조직개편·인재영입 지속
미래지향적 조직으로 환골탈태 중
인도·싱가포르 등 영토 확장도 추진
“화우는 그동안 합병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미래 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해 나갈 것입니다. 시장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당당히 국내 1등 법무법인(로펌)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지난 7일 서울경제와 창립 2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새로운 20년에 대한 목표로 법률서비스 시장을 리드하는 플레이메이커’를 제시했다. 합병 등으로 로펌의 규모를 확장하기보다는 시장 평판과 고객 신뢰도 향상에 집중해 명실공히 국내 법조시장 내 1위로 올라선다는 게 정 대표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동안 인재 영입과 매출 확대에 힘을 쏟아 대형 로펌으로 거듭났다면 앞으로 있을 10~20년은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겠다는 의미다.
화우는 2003년 화백·우방 사이 결합으로 탄생했다. 이후 공격적 인재 확보 등을 기반으로 지난 2020년까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국내 6대 로펌 반열에 올랐다. 특히 각 분야별 전문성 강화를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송무가 아닌 공정거래, 금융, 디지털포렌식, 중대재해 등 신(新) 분야에서 전문성으로 인정받는 로펌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정 대표 변호사는 “변호사가 법률지식을 기반으로 재판에서 승리하는 방식으로는 국내외 법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변호사가 특정 분야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법률 컨설팅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까지 소화해야 하는 시대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법률 자문에서 컨설팅 등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 활동이 변호사들에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몇년 동안 화우가 ‘환골탈태’식 변화를 꾀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화우는 법조 생태계 변화에 맞춰 지난해부터 산업별 대응조직 설립 등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해 9월 설립한 GRC(Government Relations Consulting) 센터다. 이는 정부·국회·지방자치단체를 마주한 기업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늘고 있는 기업 니즈(Needs)에 따라 △입법 컨설팅 △선거 전후 기업 대상 공약 분석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법류·규제 대응 및 컨설팅 등 업무에 초점을 맞췄다. 또 2020년 설립·운영중인 중대재해처벌법대응 태스크포스(TF)에 지난해 초 중대재해 비상대응팀도 신설했다. 중대재해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산업계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따른 조치였다. 아울러 중대재해 CPR(Corporate Preparedness Review·기업 대응체계 검토) 센터에서도 산업별 데이터에 기반을 둔 예방·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조세, 송무 같은 전통적인 분야 외에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금융센터 등도 조직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 변호사는 “다양한 사안이 연결된 분야에 대해 통합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각종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며 “법률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인 만큼 소송을 대리하는 법률대리인이 아닌 신산업까지 폭넓게 이해하는 ‘컨설턴트’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우는 조직 개편과 함께 인재영입에도 꾸준히 나서는 등 전문성 강화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양시훈 전 서울고법 판사를 파트너 변호사로, 최종문 전 외교부 제2차관과 김용태 전 금융감독원 디지털금융혁신국 국장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각계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정 대표 변호사는 “신사업 분야 중에서도 영업비밀·산업기술·개인정보보호 등 IT법무 분야를 강화하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중요한 승부처로 떠오를 분야 중 하나로 블록체인, 사이버보안 전문 인력을 영입해 변호사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M&A 등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 자문을 위한 국제 업무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형 로펌 최초로 2008년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 진출한 경험을 토대로 국내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 과정에서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 변호사는 “인도,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의 진출을 검토 중”이라며 “세계적인 로펌들이 즐비한 미국에 통상 이슈 분야에서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백 오피스(지원부서)를 설치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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