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기준금리보다 낮은 3%대… 당분간 하락세 [고금리 시대 끝 보인다]
은행 상품 최고금리 3.26~5.0%
기준금리 상관없이 인상 힘들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감이 실리면서 당분간 은행권 고금리 수신상품도 찾아보기 어려울 예정이다. 지난해 말 5%대까지 올랐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이달 3%대까지도 내려왔다. 은행들은 만에 하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더라도 예금 금리를 높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예금 금리 5%→3%
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적금 최고금리는 3.26~5.0% 수준이다.
예금 상품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3.8%)' 'NH내가Green초록세상예금(3.8%)' 금리가 가장 높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3.5%)',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3.5%)' 등이 뒤따랐다.
적금 상품 중에서는 국민은행의 'KB반려행복적금(5.0%)' 금리가 유일하게 5%대를 기록하고 이후 신한은행의 '신한 알.쏠 적금(4.85%)', 우리은행의 '우리SUPER주거래적금(4.75%)' 등 순으로 금리가 높았다.
지난해 11월 5%대 예금 상품도 속속 등장했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적금 상품마저 최고금리가 5%를 넘기기 어렵게 됐다. 정부와 여론의 '이자 장사' 비난 여론에 은행들이 몸을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예·적금 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렸다. 이에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했지만 예금 금리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4.3%로 정점을 찍고 올 2월 3.53%까지 내려왔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해 11월 99조1939억원이었다가 올 1월 97조6605억원으로 줄어들며 머니무브가 가속화됐다.
■예금 금리 인상 요원
이 같은 추이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통방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내다보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셈법은 복잡하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명분이 줄었다. 반면 두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예금 금리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들었다"며 "나중에 기준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예금 금리를 올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신중히 고민할 문제"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금통위는 향후 3개월간 최종금리 수준을 3.75%까지 열어뒀다. 오는 4월,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남겨둔 것이다. 하지만 하락세를 걷고 있는 예금 금리 추이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있더라도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면 예금 금리는 지금과 같은 우하향 그래프를 꾸준히 그려 나가게 된다.
특히 '내 대출 금리는 내리지 않았다'는 차주의 아우성이 여전한 가운데 수신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은행권은 설명한다. 이자 부담을 낮추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은행들은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 속에서도 대출 금리 인하에 줄줄이 나섰다. 이에 적정 순이자마진(NIM)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수개월 동안 대출 금리를 내려왔지만 아직 더 많은 인하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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