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성동격서’ 작전···여운 남긴, LG의 8회 주루사[스경X리뷰]
잠실 야구장의 누구라도 타석의 오스틴 딘에 집중할 시간이었다. LG는 2-2로 맞선 8회 2사 2·3루, 6번 서건창 타석에서 대타 오스틴을 기용했다. 오스틴은 전날 잠실 삼성전에서 대타로 등장해 상대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끝내기 2루타를 뽑아낸 뒤 이날도 벤치에 있다가 대타 찬스를 다시 만났다.
삼성 벤치도 움직였다. 좌완 이승현을 빼고 사이드암 우규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우규민이 신중하게 던진 초구는 볼. 여차하면 1루를 채울 것도 같은 분위기였다. 모든 시선이 투수와 타자 사이에 쏠려있던 사이, 뜻밖의 장면이 나왔다.
2루 주자기 길게 리드폭을 잡더니 우규민의 견제구에 걸려든 것이다. 그 틈에 3루 주자 문성주는 홈으로 질주했다. 그러나 삼성 유격수 이재현의 홈 송구에 걸려들었다.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가 잡혔다.
2루 주자 김현수와 김민호 3루 코치 사이에 잠시 대화가 오갔다. 뭔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작전’에 관한 것으로 유추할 만했다.
9일 잠실 삼성-LG전. 베이스러닝으로 결승점을 노리던 LG의 이날 8회 작전은 실패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여운을 남겼다.
이를테면 동쪽에서 소리를 쳐 시선을 끈 뒤 서쪽을 찌르는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작전이 또 한번 시도됐기 때문이다. 타자가 개막 이후 가장 페이스가 좋은 오스틴이었다. 그리고 1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럴 때면 타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두는 게 보편적 행태다. 그러나 LG는 타자에게 시선을 집중시킨 뒤 오히려 주자를 움직여 결승점을 노렸다.
LG 현장 관계자는 벤치의 움직임에 관해서는 아주 구체적인 설명은 살짝 피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의 주자들의 반응들을 고려하면, 2루주자가 걸려든 사이 3루주자의 출발 시점이 조금 더뎠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대목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었다면 ‘사인 미스’ 또는 ‘주루 미스’만이 경우의 수로 남는다.
LG는 개막 이틀째 경기였던 지난 2일 수원 KT전에서도 연장 11회 1사 2·3루에서 번트를 잘 대는 박해민 타석에서 이천웅을 대타로 내세워 상대에 강공 이미지를 강하게 심으면서 반대로 스퀴즈로 결승점을 뽑은 적이 있다. 이 역시 KT 벤치의 시선을 뺐는 ‘성동격서’의 작전이었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연장 10회 문보경의 내야안타로 결승점을 뽑아 승리했다. 8회 주루사 상황도 조금은 여유 있는 시각에서 복기할 수 있게 됐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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