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꺼리는 軍장병 입맛 잡자” 머리 싸맨 수산당국
“이 소스만 있으면 군(軍) 조리병들도 손쉽게 생선조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6층 수산식품연구실. 군 장병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한동희(32) 조리사가 코다리와 야채가 담긴 냄비를 끓이다가 빨간 소스를 부었다. 소스가 졸아들자 매콤한 냄새가 퍼졌다.
이 소스는 수협이 작년 11월부터 5개월간 공들여 개발한 것이다. 고추장에 명태농축액, 물엿, 마늘, 생강 등을 섞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은 머리와 내장 등을 제거한 생선과 이 소스를 ‘밀키트’처럼 묶어 군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따로 간을 할 필요 없이 재료에 물과 소스만 부으면 요리가 완성된다. 이상활 수협 군급식사업단장은 “전문 지식이 없는 조리병들은 간이 안 맞을 때 뭐가 문제인지 몰라 이것저것 더 넣다가 요리를 망치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 해수부·수협 신제품 개발 안간힘… 군대 선호도 조사선 늘 육류가 우세
수산 당국이 군에 납품하는 수산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1년 국방부가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으로 수협의 수산물 납품 비율을 줄이는 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1970년부터 50년 넘게 100%를 유지해왔던 수협 수산물 납품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여 2025년 0%까지 줄이는 내용이다. 민간과 완전 경쟁을 붙여 장병의 급식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작년 수협의 수의계약 비율은 70%로 줄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는 50%, 내년에는 30%로 줄어야 했다.
해수부와 수협은 “갑자기 수의계약 비율을 줄이면 어민들에겐 안정적인 공급처가 끊어진다”며 국방부를 설득했다. 대신 대안으로 제시한 방안이 납품 수산물의 경쟁력 강화다. 국방부는 올해 수협과의 수의계약 비율을 70%로 한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방부의 급식 선호도 조사에서 수산물은 늘 하위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고기·닭고기 등 육류를 선호하는 장병들 입맛 때문이라고 한다.
수산 당국은 밀키트 외에도 장병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납품 어종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흰살생선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고등어, 코다리 외에도 가자미, 농어, 임연수 등을 납품할 계획이다. 양념새우장, 생선 튀김용 칠리소스 등도 새로 개발해 납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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