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챙겨둔 슈퍼리치 "향후 투자 1순위는 주식"
총 자산 300억원 이상 또는 금융 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슈퍼리치(초고액 자산가)' 넷 중 하나는 MBTI(성격유형검사)가 ESTJ였다. 여기서 E는 '외향형', S는 '감각형', T는 '이성적', J는 '계획적'인 성격을 의미한다. 특히 금융 자산 규모가 클수록 T(이성적), J(계획적)인 사람들 비율이 높았다.
이들의 평균 자산은 323억원이고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가장 많았다. 또한 슈퍼리치들은 지난해 현금과 예금 비중을 2배 이상 늘리고 주식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재테크 수단으로 여전히 주식·부동산 투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하나은행 PB(프라이빗뱅커)와 PB 고객 21명을 인터뷰하고 2013명(부자 745명·대중 부유층 818명·일반 대중 4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슈퍼리치에 더해 금융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사람 중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은 부자로, 1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은 대중 부유층으로 정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이 많을수록 I(내향적)나 S(감각형) 비율이 낮아지고 T(이성적), J(계획적) 성향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슈퍼리치 집단에서는 ESTJ형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 비율은 8.5%에 불과하나 슈퍼리치 중에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형이었다.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다수의 은행 PB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꼽는다"고 말했다.
슈퍼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원이었다. 이 중 재산소득의 비중이 39%(약 5억원)로 가장 높았다. 일반 부자는 연 소득 중 근로소득(37%) 비중이 재산소득(22%)보다 높았다. 슈퍼리치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은 저축(57%)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소비가 59%, 저축이 38%인 일반 부자보다 저축 여력이 컸다.
슈퍼리치의 직업은 기업 경영인과 전문직 비중이 높았다. 이들 중 29%는 기업 경영인이고 뒤를 이어 의료 및 법조계 전문직(20%), 부동산 임대업자(12%), 기업체 임원(12%) 등 순이었다. 이들 중 회사원은 단 2%에 불과했으며,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슈퍼리치의 총 평균 자산은 323억원으로 전년(373억원)보다 50억원 줄었다. 자산 구성은 금융 자산이 50%, 부동산은 48%, 기타 회원권·귀금속·예술품 등이 2%였다.
이 중 금융 자산은 2022년 말 기준으로 약 60% 비중을 현금 및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 자산 중 주식 비중은 전년 45%에서 지난해 16%로 감소했고 현금과 예금 비중은 25%에서 58%로 2배 이상 늘었다. 일반 부자·대중 부유층·일반 대중의 현금과 예금 보유율이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향후 투자할 의향이 있는 자산 1순위로 모두 '주식'(29%)을 꼽았다. 뒤이어 '부동산'(27%)과 '예금'(15%) 순이었다. 투자 자산으로 선호하는 건 '미술품'이었다. 슈퍼리치의 미술품 보유 비중은 약 41%로 일반 부자(23%)나 대중 부유층(14%)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슈퍼리치의 70%는 금융 자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으며, 10% 이상의 고수익을 달성한 슈퍼리치도 15%에 달했다. 슈퍼리치 중 약 60%는 올해 5~10%의 기대수익률로 투자할 계획이며, 2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슈퍼리치도 15%를 상회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및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까지, 모든 위기 속에는 부의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 기회를 읽어낸 사람들이 뉴리치, 슈퍼리치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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