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울 때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요?” [인터뷰]
11년전 부터 빈곤 아동 도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배우 윤윤혜 씨는 희망친구 기아대책 신임 홍보대사에 임하게 된 이유로 ‘선한 영향력’을 꼽았다. 자신으로 인해 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 것이다.
그는 “연예인이라 대외적으로 한마디를 해도 남들보다는 영향력이 조금 더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좀 부족해도 나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빈민 문제를) 알게 되면 같이 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윤 씨는 1999년 걸그룹 베이비복스로 데뷔해 이후 드라마 ‘궁’, ‘커피프린스’ 등에서 배우로 성공해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윤 씨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2년에 기아대책 마다가스카르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단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빈곤 아동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시골마을 채석장, 쓰레기 마을을 방문하며 그곳에 사는 아이들과 소통했다. 윤 씨는 “ 언어적 문제로 대화는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하고 몸을 부딪히며 노는 과정에서 말보다 더한 것이 통하더라”며 카메라가 꺼진 시간에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쓰레기 마을에서 만났던 11명의 가족이었다. 그는 “3평 정도의 굴 같은 느낌의 집이었는데 아이들이 손바닥만한 먹을 것 하나도 서로 양보하는 모습이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 방문을 기점으로 빈곤 아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기아대책이 주최한 ‘2022 스톱헝거(Stop Hunger)’ 캠페인에 참여해 세계 빈곤 문제를 국내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본인이 직접 제작한 디지털 아트를 NFT를 통해 판매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기도 했다.
‘왜 아동 문제에 관심이 많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윤 씨는 수줍은 얼굴로 “아이들은 편견 없이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 답했다. 그는 “어린아이들은 나를 연예인처럼 대하지 않기에 편하다”며 “봉사하는데 상대방이 나를 연예인처럼 느낀다면 거리감이 있지 않은가.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을 나누는 게 쉽지 않은데 아이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줘서 좋다”고 전했다.
어린아이들에게 눈길이 가는 건 본인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기도 하다. 16살 어린 나이에 데뷔한 그는 “제가 워낙 어렸을 때 데뷔해서 아이들에 대해 더 짠한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미디어에 노출되는 윤 씨의 모습은 ‘퍼주는 사람’이다.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음식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대접하고 선물하는 것을 즐기는 등 무언가를 주는 것에 능숙해 보이는 사람이다. 윤 씨는 “최근에 주는 것도 주는 거지만 받는 기쁨을 알게 됐다”며 “멈춰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주위 지인들에게 너무나 많은 걸 받았다. 사랑받는 즐거움을 알게 되니까 더 건강하게 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씨가 인터뷰 내내 반복한 단어는 ‘감사’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웃는 얼굴로 답했다.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나누고 살면 삶의 즐거움이 더 확장되지 않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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