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TV 오리지널, 카카오TV서 못본다…3년만에 전략수정

윤지혜 기자 2023. 4. 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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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유료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중단카카오엔터 스튜디오 체제로…카카오TV 이용자 -77%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카카오TV, 유료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중단
카카오엔터 스튜디오 체제로…카카오TV 이용자 -77%

카카오TV의 유료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으로는 카카오TV에서 볼 수 없다. 오는 28일부터 유료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기존에 제공했던 대부분의 자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게 된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새 지평을 열겠다는 전략을 3년 만에 대폭 수정하는 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1일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의 VOD 신규 판매를 종료하고, 28일부턴 유료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급 자체를 중단한다. 예컨대 현재 1회당 500원에 판매 중인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결혼백서'의 경우 21일부턴 새로운 회차를 구매할 수 없고, 28일부턴 기존 구매자도 카카오TV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무료 공개 후 1주일이 지나면 유료로 전환되는 모델인 만큼 지난 3년간 선보인 유명 오리지널 콘텐츠가 카카오TV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그 자리는 '도도도 춘식이' 같은 카카오 IP(지식재산권) 영상, '오늘의 숏' 숏폼(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 등 무료 콘텐츠로 채운다.

이는 사실상 개편 당시 내세운 '톡에서 보는 오리지널 콘텐츠' 슬로건을 폐기하는 셈이다.

앞서 카카오는 2020년 9월 기존 동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를 카카오엔터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채널로 개편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미드폼(회당 20~30분인 동영상) 오리지널 콘텐츠로 넷플릭스 등 기존 OTT와 차별화되는 특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1년 만에 53개, 733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해 11억2008만건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K콘텐츠 위상 강화로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스튜디오' 체제가 주목받으면서 카카오엔터도 카카오TV만 고집하긴 어렵게 됐다. 실제 올해 카카오엔터가 기획·제작하는 30여편의 영화·드라마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tvN·SBS 등 다양한 채널에서 공개된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TV 오리지널 제작 편수가 줄긴 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넷플릭스 모델 모두 실패한 카카오TV, 이제 뭐 봐?
카카오엔터 제작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사진=카카오엔터
카카오TV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사라지면서 이용자도 급감하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TV 앱 개편 직후인 2020년 말 60만3601명까지 치솟았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2022년 말 13만8162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년 만에 약 77% 감소한 셈이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TV 개편 초기에도 카카오엔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넷플릭스·웨이브 등 국내외 OTT에 동시 공급하면서 카카오TV의 역할이 애매하긴 했다"라며 "카카오엔터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미드폼을 밀었지만 실제로는 1시간 내외 영상과 제작비가 비슷했고, 모바일에선 미드폼보다도 더 가볍게 보는 숏폼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자칫 '카카오TV에서 볼 게 없어지는 것 아니냐'란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TV는 틱톡·유튜브처럼 일반인들은 영상을 올릴 수 없어 숏폼 영상도 제한적이다. 한때 카카오TV는 누구나 영상을 올리고 수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대도서관·윰댕·도티·이사배 등 국내 정상급 1인방송 크리에이터를 영입했으나, 자체 콘텐츠에 주력하기 위해 2021년 7월 라이브 방송 후원 및 광고 수익 분배서비스를 종료했다.

안소희·소유 등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방송이 있지만, 이는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어 이용자들이 굳이 카카오TV를 방문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TV를 통해 이용자들에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카카오엔터 IP와 카카오톡, 다음 등 카카오 플랫폼을 연계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을 지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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