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둔화 우려에…中·유럽으로 머니무브
10년 지속된 자국 일변도 끝내"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에 유럽, 중국 시장 등으로 투자 대상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조한 실적과 경제에 대한 회의적 장기 전망이 미국 투자자들로 하여금 10년 넘게 지속돼온 자국 투자 일변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FT는 데이터 제공 업체 EPFR의 자료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340억달러(45조원)의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주식형 펀드에는 100억달러(13조원),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160억달러(21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 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신흥시장에 유입된 자금 340억달러(45조원)의 절반가량에 육박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자산운용사 콜로니그룹의 프랭크 브로친 선임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이제 중국에 어느 정도 투자할 만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제로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이 미국보다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 증시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증시 성적은 대부분의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크게 압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에 지난해부터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컨대 최근 수익률에서 유로스톡스600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장기인 4개 분기 연속 미국 S&P500지수를 넘어섰다. 유럽 증시도 지난해 중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시장보다는 손실이 경미했다.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T로프라이스의 롭 샤프스 최고경영자(CEO)는 FT에 "기존에 우리 자산은 주로 미국 주식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 주식 운용 능력으로 유명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성장 기회를 원한다"며 "국제 채권 및 글로벌 주식 분야에서도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도 최근 투자메모에서 "다가오는 신용경색과 은행의 위험 회피에 따른 주식 고평가를 고려할 때 미국 증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라며 "상대적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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