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에 "당 잘 이끌어달라"…13개월만에 재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장인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3개월 만의 재회다. 이 전 대표는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했고, 이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외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발길도 이틀째 이어졌다. 조문객 중 대다수가 야권 인사들이었지만 일부 여권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빈소를 찾은 이들은 이 대표에 위로를 건네고 안부를 물었을 뿐 정치적 현안에 대한 대화는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대선 이후 13개월만으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진 최근 상황과 맞물려 당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체제가 내홍에 휩싸일 때마다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
이 대표는 이날 약 22분간 빈소에 머물며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대표가 나설 땐 이 전 대표가 빈소 앞까지 배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가 서로 손을 맞잡기도 했다.
두 사람은 주로 이 전 대표의 근황에 관해 이야기했고, 구체적인 정치적 현안이나 당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론적인 차원에서 민주당 상황에 대한 대화가 일부 오갔다는 후문이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대화와 관련해 "문상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를 첫째로 했다"고 했다. 이어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이 전 대표가 얘기했고,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주로 순수하게 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전에 방문해 30분가량 이 전 대표와 유족들을 위로했다. 비슷한 시각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빈소를 찾았고, 국민의힘에서는 하태경 의원 등이 자리했다.
조문을 온 이들은 이 전 대표가 상 중인 만큼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치권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구체적인 현안 얘기는 없었다"면서도 "나라가 굉장히 위기에 처해 있는데 민주당이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조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국가가 큰 위기인데 정치권에 위기의식이 별로 없다고 했다"며 "여야 모두 위기의식이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 민주당을 위해 구심점의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을 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가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지난 8일 귀국했고, 상주 역할을 맡아 지난 8일부터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약 열흘간 국내에 머물다 오는 18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가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예정으로 정치적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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