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께”…세월호 9주기 앞두고 사고해역서 ‘선상 추모식’[현장 화보]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이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20명, 생존자 가족 2명 등 60여 명이 1500t급 해경 경비정을 타고 침몰사고 현장을 찾았다. 짙게 깔린 해무를 가르며 세 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사고 해역에는 봄 햇살에 윤슬이 반짝이고 있었다.
선상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을 기리며 바다를 향해 국화꽃을 던졌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비정은 사고 지점임을 알려주는 ‘세월’이라는 글자가 적힌 노란 부표를 천천히 선회했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뱃고동을 울렸다. 유가족들은 노란 부표가 가까워지자 울음을 터뜨렸고, 손을 맞잡고 서로 기대어 슬픔을 나눴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된 지도 오래됐지만 봄이면 벚꽃 나무 아래에서 웃으며 수다를 떨고, 노래 부르던 아이들의 모든 것이 지금도 또렷이 그려진다”며 “우리 부모들에게 참사 현장은 고통스럽고 오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한편으로 반드시 와야 하는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선상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을 찾아 헌화를 한 뒤 선체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4·16재단은 세월호 참사 9주기 당일인 오는 16일에도 유가족들과 함께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선상 추모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성동훈 기자 zen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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