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컷 통과에도 못 웃은 우즈, 타수 잃고도 설렌 임성재

마스터스 토너먼트 3R
우즈, 23회 연속 컷통과 타이
7개홀서 6타 잃고 최하위로
임, 우즈와 동반경기 꿈 이뤄
총상금 237억, 우승 43억 확정

보기를 기록한 우즈가 고개를 떨구고 실망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는 이 코스를 사랑하고 마스터스를 좋아한다. 항상 여기서 뛰고 싶었고 주말에 기회가 생겼다."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위치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 잔여 경기를 마치고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활짝 웃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 보기로 컷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막판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임성재가 타수를 잃으며 공동 49위로 순위가 상승해 극적으로 '공동 50위 이내'라는 컷 통과 조건을 맞췄다. 토머스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우즈가 공동 50위가 되자 기자실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우즈를 또 볼 수 있다는 안도감이다. 이와 함께 우즈가 1997년 이후 23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하며 대회 사상 타이기록을 세운 데 대한 축하의 목소리였다.

바로 이어진 3라운드. 우즈를 응원하기 위해 첫 티샷을 날리는 10번홀까지 긴 줄이 이어졌고 챔피언조보다 더 많은 압도적인 인파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며 3라운드가 중단된 가운데 7번째 홀까지 경기를 한 우즈는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로 무려 6타를 잃고 최하위로 추락했다. 우즈는 이미 자신의 마스터스 18홀 최다 타수인 6오버파에 도달했고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2002년 디오픈에서 나온 10오버파 81타라는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다 타수' 기록마저 넘어설 위기에 놓였다.

반면 2라운드 잔여 경기에서만 무려 4타를 잃고 중간합계 3오버파 147타로 간신히 컷을 통과한 임성재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경기는 실망스러웠지만 자신의 우상인 우즈와 생애 처음으로 동반 라운드를 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평생 갖고 있었던 소망을 이뤘다"고 말한 임성재는 3라운드 시작과 함께 우즈 앞에서 멋진 티샷을 날렸고 이후 13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15번홀과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실력을 과시했다. 경기가 중단될 때까지 7개 홀에서 3타를 줄인 임성재는 중간합계 이븐파까지 스코어를 줄이며 공동 49위에서 공동 2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우즈 외에도 각종 기록이 쓰였다. 일단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는 4명이 출전해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이어 임성재와 함께 이경훈, 김시우, 김주형이 모두 컷 통과에 성공하며 '최다 컷 통과 기록' '100% 컷 통과'라는 새로운 기록도 추가됐다. 또한 1992년 이 대회 우승자인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63세182일'의 나이로 본선에 진출하며 역대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승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LIV 골프파' 브룩스 켑카(미국)가 6번홀까지 13언더파로 단독 선두로 질주하는 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 에이스' 욘 람(스페인)이 9언더파를 기록하며 맹추격을 펼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총상금은 지난해 1500만달러보다 300만달러 늘어난 1800만달러(약 237억원). 우승상금도 지난해 270만달러에서 324만달러(약 43억원)로 50만달러 이상 증가했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