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기피’ 미 은행들···바이낸스, 달러 맡길 곳이 없다
세계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 내 주요 거래 은행들의 연쇄 파산 이후 새로운 거래처를 찾지 못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파산하면서 고객 예치금을 맡길 금융기관이 없어진 상태다. WSJ는 현재 바이낸스 고객들은 달러 예치금 입출금 등 거래에 불편 겪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바이낸스는 임시방편으로 가상통화 서비스 및 금융기술 회사인 ‘프라임 트러스트’를 중개회사로 두고 이 회사의 거래 은행에 달러를 맡겨두고 있다.
미 금융당국의 규제가 최근 강화되자 바이낸스는 은행들과 새로 거래를 틀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 은행들은 규제 리스크를 우려해 바이낸스와의 거래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하고 불법 이익 추징과 민사상 과징금 부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앞서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붕괴한 뒤 코인 업계의 예치금 비중이 높았던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연달아 파산하면서 미 규제 당국이 코인 업계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금융업계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바이낸스는 지난 2일 웹사이트에 “향후 몇 주간에 걸쳐 새로운 은행 및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예치금 입출금과 애플페이·구글페이를 포함한 일부 달러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한 바 있다.
WSJ은 “가상화폐 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디지털 자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업계는 그동안 은행의 대안임을 자임했지만, 결국 여전히 달러와 같은 기존 통화로 운영되는 금융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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