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작정하고 나왔다” 감격의 첫 승 올린 이예원 “다음 목표는 대상”

[서귀포(제주)=뉴스엔 이태권 기자]

새 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감격의 KLPGA투어 첫 승을 올린 이예원(20)이 "사실 우승을 벼르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예원은 4월 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파72)에서 올해 첫 KLPGA투어 대회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해 공동 2위 박지영(27), 전예성(22)을 3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KLPGA투어 우승을 기록했다.

이예원은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은 3차례 준우승 포함 톱10에 13차례 드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유독 연이 없었다.

이에 지난해 동계 훈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등 절치부심한 이예원은 올해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부터 정상에 오르며 데뷔 시즌 무승의 한을 씻었다. 대회를 마치고 가진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예원은 "사실 지난해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아서 올 시즌에는 최대한 빨리 우승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국내 개막전에서 첫 승을 하게 돼 영광이다"며 감격의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예원은 대회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7언더파로 공동 2위 그룹에 6타나 앞서있어 이날 손쉬운 우승이 예상됐으나 경기 중반 퍼트 난조를 보이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지만 마지막 4개 홀을 남기고 14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흐름을 바꾼 이예원은 이후 타수를 잃지 않으며 리드를 지키고 첫 승을 따냈다.

이예원은 "오늘 타수 차이가 나서 안전하게 지키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반에 라이를 잘못봐서 퍼트 실수가 나오니까 후반 들어서는 퍼트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보기를 하면서 격차가 좁혀졌는데 언니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내가 실수로 나쁜 흐름을 자초했기때문에 흐름을 빨리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이어진 14번 홀(파3)에서는 과감하게 공략을 했는데 잘 맞아떨어지면서 버디를 잡고 흐름을 찾은 것 같다"며 승부처 상황을 돌아보며 "마지막에 어려운 홀들이 남아있어 끝까지 안심하지 못했다. 마지막 홀이 돼서야 우승을 할 수 있겠따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예원은 지난해 숱한 우승 기회 속에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데뷔 2년차인 올해 첫 승을 따냈다. 그는 "작년에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 올해는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경험하고 나서는 것이기때문에 우승을 의식하게 됐다. 덕분에 첫 시합때부터 우승을 하려고 임하다보니까 마인드 차이 덕분에 우승을 하게 됐다"며 그간 이루지 못한 우승에 대해 벼르고 있었다는 뉘앙스를 털어냈다.

단순히 벼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겨우내 2달간 호주로 전지 훈련을 떠난 이예원은 자신의 골프 인생 중 가장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오전에 18홀 연습 라운드를 돌고 오후에 2시부터 샷 연습을 했다. 호주가 낮이 긴 덕분에 오후 8시가 해가 지지 않아 쇼트게임 연습까지 했다. 특히 중장거리 퍼트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밝히며 "이번 대회 때 짧은 퍼트를 놓쳐서 멘털적으로 흔들렸지만 중장거리 퍼트를 많이 연습한 덕분에 효과가 발휘돼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우승 영상을 틈나는대로 계속 돌려볼 것 같다는 이예원은 "원래 상반기에 1승, 하반기에 1승이 목표였는데 상반기에 우승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롤모델이 흔들리지 않고 쇼트게임을 차분하게 잘 하시는 박인비(35) 프로님이다. 나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해 상금왕보다는 꾸준한 톱10 입상 지표인 대상이 목표다"고 전한 이예원은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랭킹 1위에도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이예원/KL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