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지원 받고도… 인천시민 외면하는 송도 한옥호텔
“시민 접근성·공공기능 확대해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이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도 주차장·호텔 개방 등 인천시민을 위한 혜택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선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공공적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서한사를 통해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이 호텔의 경영적자가 이어지자 해마다 인건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올해 69억원을 비롯해 그동안 인천경제청이 이 호텔에 지원한 예산은 무려 458억9천500만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이 호텔은 389억8천9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 호텔은 시민을 위한 혜택은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호텔은 평일 시민들에게 주차장도 개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인천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하버파크호텔은 평일에 일반 시민들에게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다.
또 호텔은 연회장도 인천지역 공공기관이나 일반 시민들의 각종 행사 시 할인 혜택조차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연회장은 평일엔 아예 문을 닫고 있으며, 주말에 결혼식 및 돌잔치 등으로만 쓰인다.
특히 호텔은 시민들의 접근성도 차단하고 있다. 호텔이 송도센트럴파크와 맞닿아 있지만, 긴 담장으로 모두 가로막혀 있다. 시민들이 호텔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기에, 담벼락 너머로 바라만 봐야 하는 셈이다.
앞서 인천시의회는 지난 2020년 인천경제청에 호텔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주문했지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경제청이 호텔의 수익 보전만 몰두하지 말고,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경제청이 호텔에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주는 만큼, 호텔은 사실상 공공시설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공의 기능 강화를 위해 인천경제청은 관광공사에게 운영을 맡기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호텔이 예산을 지원받는 공공재인 만큼, 시민들을 위한 공헌 활동이 필요한 점은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의 대관 할인, 주민 개방 프로그램 등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탁 기간이 끝나면 관광공사에 위탁해 호텔을 운영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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