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우려국가 곧 발표…韓中 합작사 포함 여부 촉각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3. 4. 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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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y of concern)'에 대한 세부 지침 발표를 남겨놓은 가운데, 배터리 분야의 한중 합작기업들이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관련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해당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소재 분야 한중 합작기업들이 향후 외국 우려 단체에 대한 세부 지침에 따라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봉착했다. 최근까지도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중국이 가진 광물과 가공 기술 등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또 중국 기업들은 미·중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다 보니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우회로로 한국과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는 상황이었다.

SK온의 경우 지난달 국내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 세계적 전구체 생산 기업인 중국 거린메이와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총 1조2100억원이 투자되는 프로젝트로 내년 완공이 목표다. 현재로서는 이곳에서 생산한 전구체 대부분을 미국 양극재 생산공장에 수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정부의 세부 지침 내용에 따라 이 계획은 수정돼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LG화학이 중국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구미에 짓는 양극재 생산공장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연간 6만t 생산능력을 갖춰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은 연내 완공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내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으로 제품을 보낼 경우 보조금 대상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RA가 우려 집단에 대한 기준을 강화한다면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 또는 유럽으로 수출되도록 계획이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은 결국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합작기업 설립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곳도 있다. SK(주)는 중국 베이징이스프링과 국내에 양극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후 별다른 진척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계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중 합작기업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포스코는 2021년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공장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짓기로 한 후 최근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등을 추출해 관계사인 포스코퓨처엠 등의 소재 업체로 보내면 전구체 생산에 사용된다. 포스코퓨처엠에서 만들어지는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사로 보내져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에 쓰이다 보니, 한중 합작사에서 재생산된 광물 역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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