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장인상 조문···“당 잘 이끌어달라”에 “그렇게 하겠다”

신주영 기자 2023. 4. 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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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전 대표 장인상 빈소에서 13개월 만에 만났다. 이날 빈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다만 정치적 해석에는 모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이 전 대표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이 대표는 21분가량 조문했다. 두 사람은 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눴으며 독대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대표 조문 도중 자신을 민주당 지지라고 밝힌 한 남성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무슨 낯짝으로 여기 와 가지고 대표라고 하는 사람이”라면서 소리치는 소동도 있었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악수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애도만 표시했다”면서 “정치적 의미는 전혀 부여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상가를 조문했고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면서 “이 전 대표가 거기에 대해 조문 와줘서 고맙다 감사하다 말했다”고 전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당을 잘 이끌어주십시오’라는 이 전 대표 이야기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면서 “오늘은 주로 순수한 문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그런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조문 시간이 20여분 정도로 짧았다’는 질문에는 “오늘이 부활절이고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오시는 분들 많아서 뒤에 문상이 밀렸다. 더 얘기하고 싶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서 자리를 뜨겠다는 배려 차원이었다”고 답했다.

이날도 빈소에는 정치권의 조문이 계속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았다.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 문재인 전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에서도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빈소를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친이낙연계가 결집할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낙연계 좌장으로 손꼽히는 설훈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와) 정치적인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전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정치적인 현안이나 당의 문제를 가지고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장인상을 치른 후 오는 18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워싱턴 소재 조지워싱턴대학의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서 머무르고 있다. 오는 6월 독일로 가 강연 일정 등을 소화한 뒤 같은 달 말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친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은 1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공황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연대와공생 관계자는 “심포지엄 날짜는 이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이 없다. 이전에 정해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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